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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5일 검찰 발표로 거의 한 달간 한국 언론이 세계일보의 오보(誤報)를 따라가면서 쏟아놓은 '비선(秘線)에 의한 국정(國政) 농단' 보도는 핵심적 사안이 거의 허위나 과장, 또는 왜곡으로 밝혀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표현을 빌면 '찌라시 수준'의 보도를 한 셈이다. 마치 전쟁이나 난 듯 기나긴 시간과 그 넓은 지면을 제공하여 전달한 정보가 대부분 불량품이었다는 이야기이다. 언론에 의한 국정 농단 사건으로 종결된 셈이다. 언론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검찰 발표를 반박할 만한 사실을 캐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언론은 정윤회 씨가 인사에 개입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비선 10인 모임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엉터리 정보 보고를 생산한 사람이 당시 청와대 직원이었다는 점, 그 보고 문서가 유출된 점에서 청와대 비서실의 책임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언론의 선동 보도가 면죄부를 받는 건 아니다. 이번 오보 대소동엔 좌우(左右)가 없었다. 보수 정론지로 불리는 신문도 추측에 바탕을 둔 대통령 비방(비판도 아니다) 기사와 사설(社說)을 연재하다시피 했다. 오보(誤報)와 추측에 근거하여 인사쇄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자들은 습관적으로 검찰의 수사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토를 달겠지만 이미 국민들이 알아버렸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언론이다. 크게 보도할수록 믿을 수 없다는 공식이 국민들 머리 속에 각인될 때 시청률, 구독률, 광고가 줄어들 것이다.
한국 언론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하여는 사사건건 사과, 문책, 사퇴를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이 오보로 밝혀져도 사과를 하지 않는다. 스스로 선동 생리를 바로잡지도 않는다. 가장 오만한 직업군이다. 국제경쟁력은 최하이다.
오늘 조선일보 사설은 이렇게 주장했다.
<검찰 말대로 '정윤회 문건' 내용 자체는 사실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청와대가 사건의 본질인 정씨와 문고리 3인방, 대통령 친인척의 국정 농단 의혹이 해소됐다고 믿는다면 그야말로 큰 오산(誤算)이다. 문건이 불거져 나온 뒤 야당도, 언론도 아닌 현 정부가 임명한 장관, 청와대 비서관, 기무사령관이 잇따라 제기한 비선 관련 의혹은 하나도 해소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혹을 만든 것은 언론이다. 의혹을 해소해야 할 책임자도 언론이다. 검찰 수사로도, 수많은 기자들이 취재를 해도 드러나지 않는 의혹이라면 없다고 봐야 한다. 검찰과 언론이 밝히지 못한 의혹을 누가 해소한단 말인가? 조선일보가 그동안 제기한 의혹은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 이게 독자 서비스이다.
종북세력은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을 계기로 쇠락의 길을 가겠지만 그 선동성이 언론으로 옮겨붙어 더 큰 규모로 공동체를 해칠지 모른다. 국민들의 감시활동이 활발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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