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兪炳彦·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행방을 쫓고 있는 검찰이 1일 “10만 구원파 세력의 결사적 비호가 있다”면서 구원파를 정면 겨냥했다. 구원파는 이날 정부와 검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다시 한 번 자청했다.

특별수사팀장인 인천지검 김회종 2차장은 “강경파가 '세월호 침몰에 미국 미사일 피격 등 다른 원인이 있는데 유병언을 잡아대는 것이다'는 식으로 신도를 세뇌하고 있다”면서 “검거 작전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유병언에게 탈출 시간을 벌어주고 있으며 사실 관계를 왜곡 조작해 수사를 교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언론 물타기와 초점 흐리기 등 교묘한 선전전과 정부 비판성 시위 등 유병언 도피 작전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고 했다.

검찰은 사회 각계각층에 유씨 비호 세력이 있다고도 했다. 김 차장은 “수사 이후 사회 각계각층에 비호 세력이 등장해 핵심 증인 빼돌리기나 관계자 조사 상황 노출 등 수사 방해가 없지 않다”면서 “유병언 유착 세력이 직접적으로 금수원 내부를 조종하거나 조언하는 식으로 검거 방해나 도피를 도와주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검찰은 그러나 비호 세력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 브리핑 30분 전엔 구원파가 금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검찰과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는 현수막 철거 논란을 빚었던 구원파는 이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또다시 물고 늘어졌다. 이태종 임시 대변인은 “김 실장은 국정조사를 통해 세월호 사고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조사 기간이 끝날 때까지 버텨달라”고 주장했다. 야당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김 실장을 비꼬는 듯한 발언으로, 구원파를 수사하는 정부와 검찰을 동시에 조롱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면서 구원파는 “왜 검찰이 김 실장 관련 현수막을 내리라고 했는지, 그 사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했는지 알고 싶다. 세월호 사고와 김 실장이 무관하지 않다고 의심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날 신도들은 “유병언 성도의 누명을 벗기자”는 구호를 외쳤다. '유씨와 무관하다'고 했던 구원파가 이제는 유씨를 ‘성도’라고 칭하며 구명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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