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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건조하게 끝이 난 이명박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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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대통령 선거는 흥분할 만 했고 흥미진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의 5년 임기는 정말 무미건조하게 끝났습니다. 박근혜를 청와대의 새 주인으로 만든 작년의 대선은 유권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극적의 선거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취임한 지 8개월이 된 오늘의 한국 정치는 이렇다 할 재미가 없어서 걱정입니다.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 10명의 대통령이, 길게 또는 짧게, 경무대나 청와대의 주인 노릇을 했지만 국민의 기억에 길이 남는 대통령은 이승만과 박정희 두 사람 뿐입니다.
이승만은, 따지고 보면, 혼자의 힘으로 나라를 세우고 나라를 지킨 거창한 정치 지도자였습니다. 이시영, 김성수, 이범석 등 거물급 애국자들을 부통령으로 또는 총리로 거느렸지만 그에게는 제 2인자가 없었습니다. 40년대 50년대에는 나라 살림의 규모가 매우 작은 것이어서 가능했을 것입니다.
박정희에게는 국민이 인정하는 제 2인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제 2인자를 때를 따라 바꿀 줄 아는 절묘한 용병술의 달인이었습니다. 김종필과 이후락은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서로 경쟁하면서 박 대통령만을 보필하였고 그들은 절대적인 충신들이었습니다.
두 대통령의 재임 시에는 정치가 재미가 있었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앞으로 남은 임기 4년에 과연 정치를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까, 차차 걱정이 앞섭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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