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정회)는 북한을 추종하는 전국적 규모의 이적단체를 만들고, 예비교사 등에게 북한 주체사상 등을 전파한 혐의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 수석부위원장 박모(여·52) 씨 등 전교조 교사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동안 전교조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형사처벌된 사례는 많았지만, 전교조 교사들이 주축이 된 이적단체가 공안당국에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현직 중학교 교사인 박 씨 등은 지난 2008년 1월 4일 경북 영주시 청소년수련원에서 13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 대남혁명노선 및 사회주의 교육철학을 근간으로 한 ‘변혁과 새 시대를 열어가는 교육운동 전국준비위원회(새시대교육운동)’ 발족식을 개최하는 등 이적단체를 구성한 혐의다.

이들은 이어 같은 해 9월부터 약 8개월 동안 예비교사 및 전국공무원노동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북한의 주의·주장을 동조하는 내용의 강의를 2회 실시하는 등 북한의 이적행위에 동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이적단체 구성은 2008년 1월이지만 그 한참 전인 2001년 9월 연방통일조국 건설을 결의한 일명 ‘군자산의 약속’을 추종하기 시작하면서 친북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이 교사·예비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까지 교육대상으로 삼았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청소년통일캠프’ 등 각종 행사와 강연회를 개최해 반미교육과 주체사상을 선전하기도 했다.

박 씨 등은 2005년 ‘어린이민족통일대행진단’에서 활동하기도 했는데, 당시 이 행사에 참가한 한 초등학생은 인터넷 언론기자에게 ‘미군이 나쁘다는 것을 배웠다, 미군을 쏴 죽이자는 노래는 나의 마음과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박 씨 등이 반미교육을 주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주체사상 원전 학습 후 사상교육=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기소된 박모(여·52) 씨 등 초·중학교 현직교사 4명은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 친북사상 교육을 실시했다. 더욱이 초등학교 교사인 최모(41) 씨는 교실 복도 벽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강성대국건설을 위한 투쟁 신념인 ‘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라는 문구를 급훈으로 인쇄해 게시하기도 했다.

이 문구는 북한 ‘만수대 창작사’ 내 대형비석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또 ‘어린이 민족통일대행진단’ ‘청소년통일캠프’ 등 각종 행사와 강연회를 개최한 후 반미·주체사상을 전파하고 북한의 집단주의 교육관 등을 선전했다. 이를 위해 북한 원전을 발췌·인용해 새시대교육운동의 내부 학습자료 등으로 활용했다. 북한 주체사상을 기초로 한 ‘사회주의 교육에 관한 테제’를 그대로 발췌, 인용해 전교조가 표방하는 ‘참교육 사상’을 재해석했고, 김일성 회고록인 ‘세기와 더불어’를 발췌해 교안, 강의안을 작성한 것이다.

새시대교육운동이 구성된 것은 2008년이지만, 이들은 이미 2001년부터 조직 구성을 위한 활동을 해온 만큼 사실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주체사상 교육도 2001년부터 시작됐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또 전교조 명의로 ‘평양 노동절 행사’,‘남북 교육자 금강산 통일기행’, ‘남북 노동자 대표자 회의’, ‘남북 6·15 공준위 실무협의회’, ‘남북여성통일대회’ 등 모두 4~26회에 걸쳐 방북하기도 했다.

검찰이 확보한 이들의 각종 문건과 이메일에는 ‘전남의 ㅈ, 인천의 ㄱ’, ‘공개+유출 금지, 메일발송 삼가’ 등을 기재하는 등 전교조를 통해 친북활동·반미투쟁 논리를 전파하는 등 조직활동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계속되는 전교조 교사들의 종북교육= 전교조 교사들은 통일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종북교육을 시킨 사례는 적지 않다. 전교조 소속이었던 김형근 씨는 전북지역의 한 고교 교사로 근무할 때 1학년 학생들에게 ‘1980년대 소련을 비롯해 동유럽 등 사회주의 국가들이 줄줄이 몰락했을 때 북한은 왜 망하지 않았을까’라는 15점짜리 문제를 냈다. 이 문제의 정답은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마음이 됐기 때문’이었고, 이에 대해 한 학생은 ‘북한에 한민족의 기상이 남아 있어서다.

우리가 외환위기(IMF) 때 모두 한마음으로 금 모으기 운동을 했듯 북한도 어렵지만 서로 도와가며 민족의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고 적었다. 다른 학생들의 답안도 ‘김일성 주석을 중심으로 한마음이 돼 있었다. 김 주석의 정치가 대단하다’ 는 등 북한체제를 옹호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김 씨는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 더불어 살아야 할 하나의 소중한 정치체제로 인식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종북교육 논란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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