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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기자 북한 납치 감금 가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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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커런트(Current) TV의 유나 리(Euna Lee) 기자와 로라 링(Laura Ling) 기자는 언제, 어떤 과정 속에서 북한군에 납치 감금된 것일까?
중국 내 탈북(脫北) 인권활동가들이 19일과 20일 이틀간 중국 국경수비대·공안(公安, 경찰) 관계자들을 통해 억류 전후 상황을 파악한 결과를 보면, 미국 취재진 3명과 조선족 가이드 A씨 등 4명은 17일 오전 6시쯤, 빌린 택시를 직접 몰고 옌지(延吉)에서 북한이 마주 보이는 북·중 국경 인근 두만강가로 나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당시 두만강은 얼어붙어 있는 상태로 중국 쪽에서 잰 걸음으로 10여분이면 북한에 닿을 수 있었다. 강폭 역시 수십에 불과했다.
◆북측 함정에 걸렸을 수도
이들이 스스로 강을 건너 북측으로 들어간 것은 확실하지만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안내는 가이드 A씨가 맡았고, 로라 링·유나 리 기자가 뒤따랐으며 소형 촬영장비를 든 미치 코스 프로듀서도 강을 건너며 촬영을 시작했다.
납치는 순식간에 이뤄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들이 강을 건너 북한에 도착하기 직전, 땅에 반쯤 감춰진 경비초소에서 북한 군인이 총을 들고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북한 경비초소는 육안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반(半)지하 형태로 건설돼 있다.
당황한 취재진 중 남자 2명은 북한군을 밀치고 중국 쪽으로 뛰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여기자 2명은 그 자리에서 옴짝 못한 채 붙잡혔다. 강을 건너자 A씨는 미치 코스 프로듀서에게 “숨어 있으라!”라고 말하고 다시 북한 쪽으로 향했다.
여기자들을 구하려 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때 CCTV(감시카메라)로 경비활동을 벌이던 중국 국경수비대가 차를 타고 나타났다. 미치 코스 프로듀서가 먼저 끌려갔고 A씨도 붙잡혔다. 택시는 강제로 압수됐다. 이들은 국경수비대의 조사를 받은 뒤 공안으로 넘겨졌다.
탈북 인권활동가들은 “북한군 경비가 엉성하게 보여 우발적으로 강을 건넜거나, 북한군의 함정에 걸려든 것 같다”고 했다.
◆자매가 모두 대북 취재 전문가
‘커런트 TV’ 제작진은 한국어와 중국어에 능숙한 기자와 프로듀서로 구성됐다. 한국계 미국인 유나 리 기자는 국내 방송계에서도 활동한 경험이 있다. 프로듀서(Producer)와 편집자(Editor)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프레디터(Preditor) 직함을 가졌다.
현지 취재를 떠나기 전 그는 본지 취재진에게 직접 편집한 작품을 보여주며 “인권 관련 작품을 심각하게 만들기보다 재미있게 만들어 젊은 시청자의 뇌리에 남기고 싶다”고 했다.
중국계 미국인 로라 링 기자의 친언니 역시 북한 관련 취재로 유명한 인물. 친언니 리사 링(Lisa Ling)은 ‘Inside North Korea(북한 내부)’라는 다큐멘터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미치 코스 프로듀서는 중국 취재 베테랑. 그는 인터넷을 이용해 중국 내 탈북자와 화상대화를 하는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를 가리키며 ‘신기술에 익숙한 목사님(Techno Pastor)’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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