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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지 않는 땅, 광야
사람이 살기에 어려울 만큼 메마른 땅 광야.
이 광야를 걸으며 외치는 자의 소리로 살아가는 한 청년의 외롭고 의로운
새로운 차원의 사랑을 본다.
광야는 어쩌면 ‘사람’이 살기에 어려운 땅이 아니라 ‘사랑’이 살기에 어려운 땅인 듯 하다.
사랑이 자라나 꽃피우고 열매 맺기에 너무도 메마른 광야와 같은 시대.
사랑없이 껍데기로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것은 오직 허무와 불안, 불만족과, 분노이다. 이 모든 부정적인 에너지들은 이기적인 자기애, 성공에의 집착과 같은 점점 낮은 수준의 저급한 사랑으로 사람들을 끌어내린다.
활짝 만개한 꽃밭이 주는 충만한 만족과 기쁨, 그 향취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어서
꽃을 닮은 조화만이 만족의 최하안선 밑바닥만 깔짝깔짝 간지럽히고
더더욱 사랑에 목마르게 만드는 이 광야의 시대.
광야를 사는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그래서 이해하지도 못하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이상하기 짝이 없는 사랑을 하는 서른 살의 청년이 있다.
이상한 소송
2009년 43일간 북한에 억류되어 사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지독하고 끔찍하고 수치스러운 고문을 당했던 로버트 박씨가 로버트 박씨가 북한을 향해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까지도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으로 안고 있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낸 이 소송의 핵심 내용은 로버트 박씨의 괴이한 행적만큼이나 이상하다.
1. 소송은 금전적 손해배상을 뜻에 두고 있지 않다.
2. 배상을 받을 경우 북한 정권의 잔혹행위와 주민탄압에 저항하는 인권단체들을 돕는 데 쓰겠다.
이상하지 않은가?
이것이 자신의 인생을 망친 가해자를 향한 소송의 내용으로 합당한가?
로버트 박이라는 사람에게는 왜 한 인간이 가해자에게 느껴야 마땅한 복수와 보복의 심리가 없단 말인가? 자신의 몸이 황폐해졌고, 인생이 망가졌는데 왜 그는 이런 이상한 소송을 시작하는 것인가? 자신을 추스르고, 그저 한 인간으로 평범하게 조용히 살아가고 싶은 열망이 그에게는 없는 것인가?
금전적 손해배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가 원하는 것이 돈, 물질적인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그의 생명을 걸고 삶을 내던진 희생에 대한 다른 차원의 배상을 원하는 것이다. 가해자인 북한이 자유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 북한에서 여전히 억류되고 감금된 채로 살아가는 가련한 영혼들이 풀려나는 것이 로버트 박씨가 원하는 배상이다. 이 소송은 북한을 진정으로 살리는 소송이다.
삶으로 삶을 사는 일, 생으로 생명을 건지는 일!
서른 살의 이 청년은 숭고하고 희소한, 그래서 범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새로운 차원의 사랑으로 북한을 품고 있다.
광야=신의 음성을 듣다!
광야라는 단어의 원 뜻이 ‘신의 음성을 듣다’라고 한다.
모두가 다 광야를 살아가지만, 사랑이 없이 사는 것은 사는 게 아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광야를 살기로 작정한 사람은 광야에서도 신의 음성을 듣는다. 그리고 개인의 안위, 자신의 유익을 뛰어넘은 신의 사랑과 만난 사람은 광야에도 꽃을 피운다.
용기없고, 나약한 한 인간이 개인의 안위를 뛰어넘을 때, 무수한 영혼을, 한 나라를 품는 거대한 사랑을 소유할 수 있음을 로버트 박을 통해 확인한다.
로버트 박의 존재 자체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유린의 상황을 보여주는 생방송이다. 북한의 문이 반드시 열려야만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메시지이다. 개인주의, 이기주의, 물질만능 주의의 향기 없이 화려하기만한 조화를 보고 잠시잠깐의 만족을 위해 살아가는 인간을 향해 더 깊고 큰 사랑으로 나오라고 손짓하는 신의 초청장이다.
보복하지 않는 사랑
보복하지 않는 사랑으로
북한에 자유의 꽃, 사랑의 꽃을 피우기 위해
스스로를 거름처럼 내어 던진 로버트 박의 숭고한 사랑이
이 황폐한 시대의 광야에 깊고 진한 향기를 발하는 꽃을 피우게 되기를 기대한다.
보복하지 않는 이 사랑의 소송이 승소하여 북한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의롭고 외로운 싸움에 박수를 보낸다.
-Ne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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