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이래 '좌(左의 좌(左)쪽' 정치전략은 일관된 모습을 띠어 왔다. 기존의 ‘진보’ 정당 사회단체 운동단체에 색깔을 뚜렷이 드러내지 않으면서 우선 가입한다. 그리고선 조직 내 계파를 형성한다. 그 다음엔 조직을 이끄는 온건파를 뒤에서 씹기 시작한다. “저건 개량주의자다” 하는 식으로. 가짜라는 소리다. 진짜가 가짜를 갈아치우자는 것이다. 야금야금 세(勢)를 확장한 그들은 조직 내 선거 나 음모를 통해 그 조직을 마침내 먹어 버린다.

 '좌(左)의 좌(左)쪽'이 고삐를 쥔 그 정당, 사회단체, 운동단체는 다른 인접(隣接) 정당, 사회단체, 운동단체를 또 그런 식으로 견인(牽引)한다. 직접 먹어 버리지는 않더라도 노선적으로 끌어드리고, 연합전선-통일전선으로 끌어드린다. 이런 식으로 마치 아라비아 사람과 낙타의 우화(寓話) 그대로, 처음에는 남의 천막 안으로 앞발만, 다음에는 몸통 반(半 )만, 또 그 다음에는 뒷발도, 그리고 막판에는 꼬리까지 몽땅 들이민다. 그런 다음 본래 주인인 아라비아 사람을 아예 천막 밖으로 밀쳐 낸다.

 이른바 NL(친북좌파)이라는 낙타는 민노당 천막 안에 한 발 두 발 기어 들어가 결극은 그 당의 안방을 차지했다. 진보신당이 된 다른 계열이 그걸 시비하며 천막 밖으로 스스로 뛰쳐나왔다. 그랬다가 세 불리했던지 다시 천막 안으로 들어가 ‘낙타와의 동침’을 하기로 한 모양이다. ‘3대 세습 비판’이라는 NL측 양보를 얻어냈노라 하지만 그걸 정말 믿나?

 그런데 문제는! 그 ‘낙타 통일전선’에 민주당도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대중은 이미 사망 직전에 “민주당은 민노당 등과 함께 이명박의 ‘민주주의 후퇴’에 저항해 ”들고일어나야 한다고” 사도(司徒)들에게 교시한 바 있다. 민주당의 내부구성 자체도 ‘NL운동 의장님’들이라는 낙타에 의해 이미 많이 세대교체가 되었고, 그렇지 않은 정치인들은 그저 “나도, 나도..” 시세(時勢)에 맞춰 얼싸둥둥 떠가는 게 아닌가 싶다.

 손학규 대표로서도 이 ‘낙타 통일전선’에 보조를 맞추지 않고서는 내년에 범좌파 대통령 후보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한진중공업 전투현장 외인부대에 용약 합류할 모양이다. 낙타와 더불어 한 천막에서 동거하기 위해.

 낙타가 고삐를 쥔 범죄파 통일행동. 한국 정치지형에서 ‘보수우파 대(對) 중도보수’의 구도는 사라졌다. 그 대신 ‘낙타 통일전선’과, 그 기세에 쓸개는 물론 혼 줄까지 쑥 빠져 버린 자칭 ‘우파 포퓰리즘’의 구도가 들어설 판이다.

류근일 2011/7/14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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