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통해 북한 문제를 푼다는 것은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당시 북한을 끼고 도는 중국의 태도에서 확인된 것처럼 최근 김정일 訪中(방중)도 마찬가지다.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상황에서 김정일의 방중을 수용, 한반도를 '분할 통치(divide & rule)'하려는 음침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남·북한 모두에 양다리를 걸치는 전략이다.
상황을 정리해보면 이러하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22일 도쿄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도 가졌다. 김정일은 20일부터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김정일은 26~27일쯤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 총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중국 지도자가 4~5일의 시차를 두고 남·북한 정상과 각각 회담을 갖는 모양새다.
중국이 이번처럼 거의 같은 시기에 남·북한 정상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도 중국은 상하이 엑스포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진 지 3일 만에 김정일을 중국으로 불렀다. 당시 중국은 이 대통령에게 김의 방중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는 첫째, 한반도가 분쟁지역인 듯한 인상을 국제사회에 줄 뿐 아니라 그 사이에서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는 듯한 착각을 주는 것이다. 작년 북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공격 당시에도 중국은 '남북 대화'를 강조하며 중재역을 자임하고 나섰다. 명백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라는 국제사회에서 합의된 결론을 뒤집는 꼼수였다. 중국은 이런 국제사회의 공론을 무시하고, 북한을 두둔하면서 마치 남북 양측의 평화와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천안함 폭침 이후 취한 5·24 대북 제재와 북의 핵·미사일 실험에 대한 유엔의 제재 조치가 시행된 후, 즉 북의 경제적 고립이 깊어진 작년 5월 이후 1년 새 김정일을 3번이나 중국으로 초청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깨뜨리고도 북·중 관계만 공고하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중국이 북한 권력의 活路(활로)를 열어줌으로써 한반도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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