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됐나? 이명박 대통령은 주변의 그런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하, 이건 순전히 전하의 자초지화(自招之禍)임을 통촉 하소서~”다. 한국정치에선 매사 대통령 하기 나름 아닌가? 누굴 탓하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동지(同志)의식이 없다.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과 한 번 비교해 보라. 그들 주변에는 생사를 함께 한 동지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도, 가치도, 역사의식도, 정치투쟁도, 아예 쓰레기 취급을 하며 내동댕이친 사람이다. 적과 동지의 구별도, 전선(戰線)도, 대치선(對峙線)도 없애버리고 전시(戰時)에 이쪽저쪽  넘나들며 수지나 맞춘 레트 버틀러(“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카알레트 오하라의 남편) 같은 처신을 했다. ‘중도실용’이 바로 그것 아닌가?

 그런 인물한테 모여드는 인간군(群)도 수지 맞추기 인간형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 충신형(忠臣型) 의리형(義理型) 지사형(志士型)이 미쳤다고 레트 버틀러 주변에 모여들까? 이명박 인사(人事)를 봐도 “어떻게 저렇게 몰가치적(沒價値的)인 뺀질이들만 불러들일까?” 하는 느낌을 주어 왔다(물론 예외는 있지만).

 그런 유형들이 나서서 곤경에 처한 주군(主君)을 사수하기 위해 죽기 한사하고 싸워주지 않는다고 원망해 보았자 그건 누어서 침 뱉기다. “나는 기업에 있을 때 안 그랬다”고 했다지만, 정주영 같은 보스십과 카리스마와 베팅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를 해보고나 한 말인지 의문이다.

 여권(與圈)에서는 뒤늦게 ‘가치연합’을 해야 한다" 어쩌고, 외양간 고치기 타령들이 나오는 모양이다. 가관(可觀)이라 할밖에. 가소롭다 할밖에. 가치를 차버린 작자들이 무슨 가치 운운. '민나(온통) 홍정욱' 한나라당 같은 걸 두고 “가치연합 하자”는 건 혹시 강기갑에게 보내는 짝사랑 연애편지? 강기갑 같은, 그 나름의 가치추구형(型)이 이 소리를 들으면 아마 뚜껑이 열릴 것이다. “지금 내 부아 건드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 우파진영을 깼다. 한국 보수진영을 무장해제 시켰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목숨 던져 지켜야 할 레종 데트르(raison de'tre, 존재이유)를 ‘쓸데없는 이념타령’이라고 배척해 버렸다. 좌파가 하고 싶은 일을 대행(代行)한 꼴이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왜 내 주변에는) 나서서 일하는 사람 없느냐(측근의 말)”? 미쳤어, 내 한 몸 던져 멸사봉공(滅私奉公) 할 악비(岳飛, 南宋의 충신)가 그 근처에 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