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 27 순천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대북입장 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소속 김경재 후보의 지적을 시작으로 연일 보수진영의 질타를 받고 있는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의 경우, 수 차례 북한 정권 3대세습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이 제기되었음에도 눈에 띌 정도로 회피로만 일관해 자신의 사상을 유권자들에게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18일 여수MBC 토론회에 참석한 김선동 후보는 김경재 후보가 던진 위와 같은 질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열망해 연방제를 주장하다가 빨갱이로 몰린 바 있는데, 그같은 색깔론은 차마 듣기 민망하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길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반드시 평화와 통일을 한반도에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전혀 엉뚱한 답변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이에 김경재 후보가 “김정일 체제를 인정하느냐 마느냐 하는 답변을 할 것이지 왜 (느닷없이) 김대중 선생을 끌어들이느냐”고 맞받아치자, 김선동 후보는 또다시 ‘김대중 전 대통령, 남북간 화해와 협력, 색깔론, 사상의 다양성’ 등을 운운하며 끝까지 북한 체제에 대한 입장표명은 회피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김선동 후보의 2007년 이른바 ‘코리아연방공화국’ 포스터 폐기소동 전력을 근거로 그가 북한식 고려연방제를 지지하는 종북주의자라는 주장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권영길 당시 대선후보의 선거포스터에 민노당 공약으로 그같은 내용을 합의도 없이 삽입했던 것으로 알려진 그(당시 사무총장)는 사실을 확인한 선거대책위원회가 포스터 인쇄 중단을 강행하자 돌연 잠적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코리아연방공화국 방안이란 한미군사동맹을 중단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며 민족대표자회의를 구성하는 등 사실상 북한 체제를 대한민국과 동등한 합법정부로 시인하는 통일안으로 알려져 있어, 결국 적화통일의 기반을 놓는 길이라는 비평을 받아왔다.
문제는 이같은 통일안을 철회했다는 공식적인 검증도 거치지 못한 김 후보가 코앞에 다가온 이번 재보선 상황에서 줄곧 동문서답으로 토론에 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야권연대 차원에서 지원유세에 나서는 민노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마찬가지인데, 이들은 위 김 후보의 발언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 문제에 대해 한결같이 ‘역색깔론’ 전략을 택하고 있다. 김경재 후보는 이와 관련, “순천에서 경쟁을 하는 입후보자들끼리 자유롭게 정책과 노선 등등에 대해 상호 비판과 상호토론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정상적인 질문을 하는 인물을 색깔론자로 몰아붙이는 행태로 볼 때, 이들이 만약 권력을 잡으면 히틀러 혹은 김정일식 일당 독재를 할 것”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한편, 김선동 후보는 야권 단일화 기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현재 선거운동에서 민주당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야권연대의 미래는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유북한방송 용남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