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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이면 신분이 갈리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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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에 소년단에 입단하지 못한 학생들은 8세의 어린나이에 인생의 종지부를 찍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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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단 입단식을 거행하는 학생들. 출처: 연합뉴스>
김일성의 99번째 생일인 4월 15일을 맞으며 북한 전 지역에서는 각종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어린학생들로 구성된 조선소년단은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전국연합단체대회를 열고 신입단원의 입단식을 갖기도 했다고 15일 평양방송이 보도했다.
평양방송의 보도에서 주목할 점은 조선소년단원들로 구성된 신입단원들의 입단식이다. 조선소년단 입단식은 1차로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 2차로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에 거행되는데, 4월 15일 까지 소년단에 입단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 내 따돌림(왕따)으로 구분되어 죽을 때까지 인생의 낙오자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4월 15일이 되면 그때까지 소년단에 입단하지 못한 학생들은 아무런 행사에도 참가하지 못한 상태에서 동네의 골목대장으로 분류된다. 넥타이를 매지 못했다는 이유로 학교 출석도 제대로 참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점수는 하락하고, 앞으로 희망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2월 16일과 4월 15일이면 되면 누구에게는 미래의 희망을 내다보는 화창한 앞날을 예견하는 날이지만 누구에게는 어두운 미래를 내다보는 슬픔의 날이기도 하다.
북한의 이와 같은 ‘소년단입단’이라는 조치로 인해, 소학교 2학년인 8세의 어린 나이로부터 학교에서는 따돌림(왕따) 당하는 학생들이 자동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8세의 어린나이에서 인생의 종지부를 찍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소년단 입단도 가정의 토대 즉 배경을 중요시 하는데, 필자가 북한에 있을 당시 다니던 학교에서는 2월 16일 김정일 생일날에 소년단에 입단한 학생들의 부모들은 모두 군 간부들과 안전부(경찰서) 고위 간부들이 자녀들이었다. 이들은 부모들의 힘을 믿고 누구보다 먼저 소년단에 입단했고, 학교의 소년단 위원장, 단 부위원장, 단 위원, 학급단위 분단위원장 등의 학교 간부로 등록되었다.
2월 16일에 소년단 입단에 탈락된 학생들은 중산층 계급의 자녀들로 4월 15일에 소년단에 입단하는데, 이들은 말단 계급의 간부직을 얻을 수 있고, 앞으로 장래 희망에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6월 6일에 입단하는 서민계급의 자녀들은 인생의 종지부를 결정 지어놓은 것이기에 이들의 얼굴에는 ‘소년단입단’이라는 기쁨조차 찾을 수 없다.
소년단입단에 대한 웃기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정신지체장애인이라 할지라도 고위 간부계급의 자녀이라면 2월 16일에 입단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학교 간부로도 등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에는 정신지체장애인 학생이 있었는데, 본래 학교의 규정에 의하면 정신지체장애인은 학교에 다닐 수 없고, 그 부모들도 장애인 자녀가 따돌림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학교에 보내지도 않는다.
하지만 필자가 다녔던 학교의 정신지체장애인 학생은 부모님이 군 고위간부라는 이유로 학교에도 다닐 수 있었고, 2월 16일에 소년단에 입단할 수 있는 영예와 함께 학생 간부의 명예까지 얻었다. 하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을 인솔할 수 없었지만 팔에는 언제나 2줄에 별 하나라는 학생간부 표지판을 달고 다녔다.
이처럼 정신지체장애인이 간부가 되고, 아무리 머리가 총명하다고 해도 부모의 좋은 배경이 없다면 8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인생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북한밖에 없다.
장성근 기자 nihao55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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