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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5일 서해상으로 넘어온 주민 31명 중 송환되기를 거부한 4명의 가족을 인질로 앞세워 협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대남(對南)공작 거점인 조총련도 이들 주민의 신상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의문 증폭시키는 《귀순자》의 공통점들, 북측 가족의 증언’ 제하 평양발 보도에서 4명의 실명 및 연령과 직책을 낱낱이 공개했다. 매체는 “소위 귀순자는 봉OO(21. 女), 박OO(22. 女), 옥OO(39. 男), 홍OO(45. 男)”이라며 두 남성은 선장이고 두 여성은 계량원(수확량 및 분배량 계산 담당)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의 북한 거주지와 과거 행적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작용한다. 작년 12월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휴전 이후 연 평균 8.2회 꼴로 납치테러를 일으켰으며 군경, 민간인 합쳐 4,119명을 납치하거나 살해했다. 그리고 이 중 적지않은 수가 조총련 개입 하에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사건이 1974년 8월 故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다. 당시 경찰 조사에 의하면 조총련계 공작원으로 가와카미 유지(川上勇治)라는 가명을 사용한 문세광은 74년 5월 만경봉호에서 암살지령을 받은 뒤 7월 오사카(大阪) 주오구(中央区) 소재 다카츠(高津)파출소에서 권총 2정과 실탄 10발을 탈취했으며 8월 6일 위조여권을 이용해 대한항공(KAL)기 편으로 입국해 사건을 일으켰다.
게다가 1997년 자택 앞에서 암살된 故 이한영씨의 경우처럼 북한은 특정 탈북자의 남한 체류 소식이 대외에 알려지고 이것이 남북관계에 있어서 북한의 이익을 해칠 경우 극도로 이성을 잃는 특징을 보여왔다. 따라서 공개적으로 송환되기를 거부함으로서 ‘공화국은 지상낙원’이라는 북한의 선전을 무색하게 만든 4명의 주민도 조총련에 의해 신변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조총련은 문세광의 경우처럼 위조여권을 이용해 국내에 손쉽게 입국할 수 있다. 2009년 11월 김대식 당시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 “조총련 소속 회원 5만명 중 수천 명이 위조여권으로 한국을 제집처럼 드나들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 강화를 앞세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침투가 어려워진 평양 직파 공작원보다 조총련은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공작원을 침투시킬 수 있는 것이다.
북한에게는 조총련을 공작에 이용함으로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故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 당시 북한은 범인이 재일교포임을 들어 혐의가 없음을 주장했다. 1987년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 때도 조총련을 동원해 김현희를 하치야 마유미(蜂谷眞由美)로 둔갑시킨 뒤 혐의를 부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주민 4명에 대한 신변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들은 북한 내에서 특정지위에 있었던 인사가 아니기에 일반 탈북자 수준의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 인원부족과 탈북자 급증 현상으로 현재 한 명의 보안과 형사가 수십 명의 탈북자를 담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안가(安家) 제공 수준의 특급경호를 받는다 해도 영구적일지는 미지수다. 2009년 1월 신동아 보도에 의하면 2005년 무렵 국내에 입국한 ‘김정남의 동거녀’ C씨도 애초의 요란하던 경호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느슨해져 근래에는 유흥주점에서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故 이한영씨는 아예 목숨을 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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