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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날개’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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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서울의 안방에 앉아서 빈에서 연주되는 빈 교향악단의 신년 음악회를 들을 수 있는 놀라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특석의 입장료가 얼마나 비싼 것인지 짐작도 못 하겠지만 어쨌건 단 한 자리도 비어있지 않았습니다. 지휘자를 비롯한 교향악단 단원들의 복장은 물론이고 청중 한 사람 한 사람의 옷차림도 남녀를 막론하고 최고였습니다. 화려한 장내의 꽃장식도 일품이었습니다.
일단 연주가 끝나고 앙콜을 뜻하는 박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앙콜 연주가 다 끝이 나고도 박수는 끝나질 않았습니다. 청중의 수준을 말하여 주는 듯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공연장을 생각하고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적인 교향악단이 찾아와 연주를 해도 연주가 다 끝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 나갑니다. 먼저 차를 주차장에서 끌어내 집에 먼저 돌아가려고! 우리나라의 문화의 수준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이죠.
‘옷이 날개’라는 말은 지나친 말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라도 옷만 잘 입으면 날아갈 만큼 돋보인다는 말은 사람은 무시하고 옷에만 중점을 둔다는 뜻으로도 풀이가 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어울리는 옷차림은 필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지휘자로부터 단원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청중들까지도, 그 공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최고의 옷차림으로 그 공연장에 나타난 사실이 2011년의 빈 교향악단의 신년 음악회를 완벽하게 만든 것은 어김없는 사실입니다. 최고의 옷차림, 청중들의 최고의 교양 그리고 교향악단의 최고의 연주 - 명실 공히 최고의 음악회였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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