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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각자가 자기의 의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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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육군사관학교에서 사관생도들을 위한 교양서적을 한 권 출판한다면서 나에게 글을 한 편 부탁하는 원고청탁서를 보내온 바 있었습니다. 나는 트라팔가 전투의 영웅인 넬슨 장군에 관한 짧은 글을 써서 보낸 바 있었습니다. 그 전투에 임하여 넬슨 장군이 기함에서 신호로 모든 휘하 장병들에게 보낸 그 메시지가 주제였습니다. “영국은 각자가 자기의 의무를 다할 것을 기대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12월에 접어들면서 많은 사관생도들이 나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그 한 편의 글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저도 국군의 장교가 되어 자신의 의무를 다할 것이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단단히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나 할 것 없이, 자기의 의무를 다하기만 하면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 만백성이 모두 와서 살기를 갈망하는 지상의 낙원을 삼천리강산에 만들 수가 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 정권에만 눈독을 들이지 말고 국민을 위한 책임을 다하세요. 큰 기업으로 큰 돈 버는 사람들, 가진 자의 의무를 다하세요. 교만과 사치와 낭비를 삼가고, 가난한 자들을 위한 부자들의 책임을 소홀이 하지 마세요. 금력도 ‘힘’인지라, 그 ‘힘’을 멋대로 휘두르면, 정치적 권력을 남용하는 자들과 꼭 같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됩니다. 각 급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들도 가르치는 자의 의무를 다하세요.
경찰, 그리고 공직자들, 나라를 지키는 책임과 의무를 먼저 생각하세요. 나라가 무너지면 우리는 다 죽어야 합니다. 파업을 주도하는 노조의 간부들, 임금의 인상보다 더 중요한 일은 기업을 살리고 나라의 경제를 살리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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