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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12월 8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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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습니다. 오전 수업시간인데 가지와라라는 일본인 교사가 일본글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교실 문을 열고 학교에서 심부름하던 총각이 한 사람 들어와 그 교사에게 쪽지를 하나 전해주고 사라졌습니다. 가지와라 선생은 그 쪽지에 적힌 글을 읽으면서 얼굴이 붉게 상기된 듯 하였습니다.
교사는 엄숙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이렇게 일러주었습니다. “일본은 미국에 대하여 선전을 포고하였고 이미 상당한 승리를 거둔 것 같다” 그 때만 해도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와이의 12월 7일 아침은 우리 시간으로는 8일 꼭두새벽이었을 겁니다. 급습을 당한 진주만 해군 기지의 선박 19척이 물에 가라앉거나 큰 손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항공기 150대가 부셔지고 2335명의 병사들이 졸지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민간인 희생자도 1200이 넘었습니다.
아마도 일본의 군 당국은 기습작전으로 그런 엄청난 전과를 거두었으니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믿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역사는 그 전쟁에서 일본은 절대로 이길 수 없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그 진주만 폭격은 전쟁을 원치 않던 미국인의 마음을 하나로 묵었고 일본을 때려 부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게 하였습니다.
그들의 표어가 “진주만을 잊지 말자”(Remember Pearl Harbor!)였습니다. 최후의 승리는 미국의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천안함을 잊지 말자” 또는 “연평도를 잊지 말자”는 표어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을 결속시키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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