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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때문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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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는 넬슨의 거대한 동상이 대륙을 향해 우뚝 서서, “영국을 넘보지 말라”고 외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는 그의 조국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 오른 눈, 오른 팔을 잃었고 마침내 트라팔가에서 프랑스·스페인의 연합함대를 무찌르고 기함 빅토리아 호의 갑판 위에서 전사하니 때의 나이가 47세였습니다.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는 이순신의 당당한 모습이 우둑 서서 오고 가는 행인들에게, “나라와의 약속을 지켜야지”하며 날마다 교훈을 던지고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그는 억울하게도 중상·모략에 걸려, 오랏줄에 묶여 끌려 다니며 재판을 받아야 했고 ‘백의종군하라’는 사형 못지않은 가혹한 형벌을 받고 “나는 죽고 싶다”고 <난중일기>에 피나는 심정을 토로하였지만 ‘나라와의 약속’을 지키지 위해 백의종군하였습니다.
충무공 없이 이 나라의 바다가 안전할 리 없었습니다. 배는 다 깨지고 해군은 거덜 났으니 조정은 그때사 그릇된 판단을 뉘우치고 충무공에게 다시 3도수군 통제사의 지휘봉을 맡기며, “부탁한다” 하였답니다. 그는 울돌목에서 왜놈들의 배를 수없이 격침시키고 곧 이어 노량해전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두어, 나라와의 약속을 지키고 이 나라를 살려 우리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충무공 또한 갑판 위에서 적의 흉탄을 맞고 쓰러졌을 때 나이 55세였습니다. 그가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오늘 대한민국은 살아있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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