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중대한 시련에 직면해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볼모로 해서 우리에게 쌀 50만 톤 , 비료 30만 톤을 요구한 북한의 뻔뻔스러운 작태를 수락할 작정인가, 거절할 작정인가? 이명박 정부는 이를 “국민적 합의에 회부” 운운 했는데, 그것이 만약 ‘수락’을 전제로 한 정치적 연막작전이라면 대한민국 진영의 전면적인 저항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산가족을 인질 삼아 물자를 요구하는 김정일의 소행은 소말리아 해적의 그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명박 정부가 만약 이를 수용한다면 대한민국 진영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미련없는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대북 쌀 지원을 해도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해야지, 이런 식의 인질 작전에 굴복해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산가족 상봉도 명예롭게 해야지, 이런 식의 공갈작전에 놀아나는 방식은 집어치워야 한다. 사람을 가둬 놓고서 만나 보려면 돈 내라, 쌀 내라, 비료 내라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사람장사꾼한테 돈, 쌀, 비료를 줘서라도 상봉을 성사 시키는 게 과연 국가가 할 짓인가? 국가다운 국가는 어떤 것인가? 바로, 장기적이고 진정한 국가이익 아닌 눈앞의 정치적 소리(小利)를 탐하지 않고 명예를 택하는 게 국가다운 국가다. 인질범과 타협할 때 그건 국가도 아니다.
이순신 장군은 왜 노량해전에서 전사할 것을 각오하고 싸움을 결행했는가? 장수로서의 정체성과 명예를 위해서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그런 경지를 헤아리는가? ‘국민적 합의’라니, 그럼 이명박 대통령에겐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아무 생각도 없다는 것인가? 왜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모면하고 ‘국민적 합의’라는 정체불명의 명분 뒤로 숨으려 하는가? ‘국민적 합의’란 또 어떻게 만들 작정인가? 여론조작과 홍보작전인가? 치워라!
류근일 2010/10/27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