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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총리나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이런 청문회나 거론되는 인물들을 보면 총리나 장관이 마치 대통령의 노리개처럼 보인다. 이런 인상을 갖게 되는 것은 분명 대한민국의 비극이다. 정치가 대통령 개인이 벌이는 집안잔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실망인 것은 청문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총리나 장관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도덕성임을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거론되는 인물 중 이 가장 기본적인 자질에서 떳떳한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대부분 파렴치범 수준의 범죄전력을 가지고 있다. 공인으로서 지녀야 할 몸가짐이 바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냥 보통 사람들처럼 먹고 살기 바쁘게 살다가 어떻게 직책이 높아지고 직책이 높아지다 보니 그저 개인 출세나 꿈꾸던 사람들이 국가적 중책을 맡게 되는 위치로 올라갔을 뿐 이들의 행적은 결코 한 나라의 총리나 장관이 되기에 합당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군대 갖다 오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출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보통 사람이라면 다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법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 드러나 정상적인 도덕수준을 가진 사람이라면 부끄러워 낯을 가리고 다녀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이 많다.
도덕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쩌면 국가에 대한 충성심, 이념 또는 정치적 신념일 것이다. 그런데 청문회에서 이런 국가관이나 이념적 발언이나 행동이 진지하게 논의되는 것은 보지 못했다. 기껏해야 학력 위조 여부, 군대 복무 여부, 위장전입 여부, 뇌물 수수 여부, 특혜 취업 여부 등 모두 개인적 도덕성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국가의 총리나 장관이 되려면 이런 것 보다 국가관이나 정치적 신념 또는 이념적 성향이 더 중요하다. 이런 문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쟁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내정자들도 이런 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고 하나마나한 답변으로 그냥 통과의례를 치르는 양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구렁이 담넘어가듯 넘어가고 있다.
이 나라에 정말 인물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대통령의 정치 수준이 그저 이 정도일까? 그저 할 일이 없어 심심해서 총리나 장관이나 바꾸어 볼까 하는 식으로 총리나 장관을 교체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서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내가 대통령이니 내가 별놈도 다 장관 시킬 수 있어 하는 듯 그저 옆에서 알짱거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장관 후보로 내세우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국 정치가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 것이라면 한국 국민이 더 성숙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국민을 우습게보고 있다면 언젠가는 본인들 스스로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다. 어쨌던 청문회는 개그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허기야 한국 정치 자체가 한 마당 개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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