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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曹操)의 하북(河北)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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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유(許攸)와 오소(烏巣), 그리고 황장엽 前 노동당 비서와 북핵(北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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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늦었다. 너무나도 늦었다. 글로써 축하하기에는 너무나도 늦었다. 그러나 기자는 ‘뒷북친다’는 핀잔을 감수하면서라도 박수를 치고 싶다.
한미(韓美) 양 국이 지난 6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시기를 2012년에서 2015년으로 전격 연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럽의 많은 강국도 미군 사령관이 지휘하는 나토(NATO)가 지역안보의 기본 틀”이라며 “우리의 전작권 문제도 동아시아 지역과 세계 안보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연기와 관련한 견해를 피력했다.
한미 양 국은 오는 10월 워싱턴에서 열릴 연례안보협의회의(SCM) 때까지 새로운 전작권 환수계획을 완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통일 시점까지의 한미연합사 유지”와 같은 애국진영의 주장은 관철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북한의 ‘2012년 한반도 공산통일’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었다. 이미 수차례 2012년 공산통일 의지를 드러내 온 북한은 올해 초 평양에서 열린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 총회에서도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하고 “2012년을 통일의 일대 이정표로 만들자”고 결의했다.
이러한 북한이었기에 지난달 18일 노동신문을 통해 “이명박 역도의 전작권 전환 연기는 미국에 명줄을 걸고 사는 가련한 친미(親美)주구들이 저지른 추악한 사대매국 행위”라고 입에 거품을 문 것도 무리가 아니다.
기자가 생각하기에 전작권 환수가 장차 북한에 치명타를 가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최악의 경제난과 민심(民心) 이반, 그리고 연일 개혁개방을 요구 중인 중국의 소극적 대북지원 앞에서 직면하게 된 체제붕괴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남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노려온 북한이 2012년을 그 시기로 정한 이유는 그 해가 김일성 출생 100주년이기 때문이다.
소위 ‘수령님 탄생 100주년’이라는 상징적 시기에 대남혁명을 완수하고 ‘이밥에 고깃국’ 구호를 실현함으로서 떠나간 민심을 돌려세워 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었으며 때문에 북한은 여러 매체를 통해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지속적으로 주민들에게 선전해왔다.
하지만 이 계획이 틀어진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반세기 넘게 독재정권의 거짓선전에 속아온 주민들의 민심 이반은 가속화될 것이며 결국 대량탈북사태 또는 쿠데타와 같은 형태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엔 산하 미래예측 프로그램인 유엔미래포럼(UN Future Forum)이 2008년 말 발간한 유엔미래보고서(State of the Future) 한글판에서 2012년을 북한체제의 멸망이 시작되는 시기로 전망한 것도 오늘날 이러한 상황을 예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Part.2
그러나 기자는 또 한 번 외친다. 늦었다. 너무나도 늦었다.
거두절미하고 이처럼 계획이 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3일 노동신문 논설과 같이 공산통일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핵(核)이다.
기자는 2008년부터 북한의 2012년 공산통일 가능성을 추적해오는 과정에서 북핵의 기능에 주목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은 물론 이명박 정부 초기까지 성행한 한국의 격렬한 반미(反美)와 이로 인한 미국의 반한(反韓)감정, 10년에 걸친 이라크-아프간 전쟁 앞에 형성되고 있는 미국 국민들의 반전(反戰)여론, G2로까지 급부상한 중국의 변함없는 대북지지 등과 같은 환경 속에서 대륙간탄도탄(ICBM)에 장착한 핵탄두를 미국 본토에 겨냥함으로서 미국의 정치적 패배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즉 공산통일의 결정적 걸림돌인 증원군 차단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이는 최근 조선일보가 보도한 2006년 11월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고위간부 대상 강연 녹취록에서 입증되었다.
이 녹취록에는 핵무기를 통한 대미(對美)협박과 대남(對南) 전쟁공포증 유발 등 2012년 공산통일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드러난다. 북한은 강연에서 “핵무기 개발로 미국의 대북(對北)강경 기조가 없어졌다”며 “조국통일의 원동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조직지도부와 함께 ‘당(黨) 속의 당’으로 일컬어지는 최고기관이며 따라서 북한의 정책집행 방향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이렇듯 전작권 환수와 핵보유라는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쉬(Royal Straight Flush)’는 잃었지만 핵무기라는, 언제든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패(牌)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이 북한이 아직도 공산통일을 자신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때문에 기자는 너무나도 늦었다고 외친다. 사실 북핵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과거 클린턴 미 행정부는 경수로 제공 등 미흡한 대처로 일관했다. 거짓을 숨 쉬듯 일삼는 북한 독재집단의 실체를 너무도 몰랐다.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 반역정권은 결정타를 날렸다.
비대칭전력(Asymmetrical Forces)인 핵무기는 인류의 현 군사기술로는 방어수단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비록 같은 핵무기로 물리적 억지력(Deterrent)을 가질 수는 있지만 단 한 발로 수십만에서 수백만의 목숨이 사라지는 이 가공할 무기 앞에 파생되는 정치적 여파까지 막을 수단은 없다. 더구나 그 핵무기를 가진 인물이 인류역사상 유일무이하게 300만이나 집단학살한 살인귀(殺人鬼)라면 말이다.
하지만 늦었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처럼 이제라도 북핵 폐기를 위해 나서야한다. 북한의 마지막 패를 빼앗아야 한다.
다행이랄까, 북한의 스폰서 역할을 자처하는 중국은 북핵만큼은 결사반대하고 있다. 핵실험이 실시된 2006년과 작년에 중국의 찬성으로 유엔대북제재결의안이 통과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한미 양 국은 중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핵을 폐기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한반도 자유민주주의의 흥망(興亡)이라는 사활이 걸린 현 시국에서 건곤일척(乾坤一擲)은 결코 피할 수 없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미 작년 9월 국회 국방위 청문회에서 “북한 핵시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며 “선제타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한미중(韓美中) 합동 특수전부대라도 조직해 북한 내부에 침투시켜 핵을 제거해야 한다.
add.
기자는 오래전부터 삼국지(三國志)나 사기(史記)와 같은 고전을 즐겨 읽었다. 기자가 가장 현대적인 영웅으로 꼽는 인물은 조조(曹操)다.
동탁(董卓)토벌전에서 서영(徐榮)의 화살에 쫒기고, 관도대전(官渡大戰)에서 원소(袁紹)의 70만 대군 앞에 몰리고, 머나먼 서량(西凉)땅 사막에서 마초(馬超)의 말발굽 아래 짓밟히고,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주유(周瑜)의 화공(火攻) 앞에 불타면서도 조조가 마침내 3국 중 가장 거대한 기업을 일으킬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특히 관도대전 당시 원소의 병력은 70만이었고 조조의 병력은 5만에 불과했다. 패전에 패전을 거듭하던 조조는 원소의 일류(一流)전략가였던 허유(許攸)의 망명을 계기로 적진의 허실을 탐지한 뒤 대군의 젖줄기와 같던 오소(烏巣)의 군량창고에 소수정예 병력을 투입해 한 싸움에 전세를 뒤집음으로서 마침내 대륙의 북쪽 지역을 평정할 수 있었다.
지금의 허유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라 할 수 있고 지금의 오소는 북핵이라 할 수 있다. 황 전 비서는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와 관련해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말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마땅히 황 전 비서의 내부증언을 토대로 북한의 허를 찔러 핵무기를 폐기시킴으로서 통일의 대업(大業)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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