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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렬氏의 기행(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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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戰勝)기념일' 앞두고 金日成 혁명전적지로 한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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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무단입북(入北)한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이 이달 21일 소위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와 ‘혁명사적지’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남조선의 통일인사 한상렬 목사가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와 혁명사적지를 답사했다”며 “백두산밀영고향집을 방문해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서 항일대전의 총포성을 자장가로 들으시며 성장하신데 대한 해설을 들으면서 사적물들을 돌아보았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한 씨는 김정일의 생가(生家)로 선전되는 백두산밀영고향집에 이어 삼지연대기념비, 무산지구전투승리기념탑, 사자봉밀영, 신사동혁명전적지 등을 방문했다. 또 북한이 6.25전쟁 당시 미군에 의한 대량학살을 주장하며 반미(反美)정서 고취를 위해 1960년 설립한 신천박물관을 둘러본 뒤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언론분과위원회’ 관계자들과 상봉을 가졌다.
통신은 한 씨에 대한 남한 언론매체의 집요한 추적보도를 의식한 듯 그가 이 날 안내원으로부터 어떤 강의를 들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좌파 성향 인터넷매체 ‘자주민보’가 2003년 보도한 자사(自社) 취재진의 삼지연대기념비 방문기를 보면 대략 짐작이 간다.
자주민보 취재진이 삼지연대기념비 방문에서 안내원으로로부터 들었던 주요 강의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삼지연대기념비는 이른바 김일성의 항일(抗日)투쟁을 선전하기 위해 만든 장소로서 높이 15미터에 이르는 북한에서 두 번째로 큰 김일성 동상이 있다.
「<중략>‘흠모’편 군상입니다. 수령님께서 자기들의 마을에 오셨다는 전설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이렇게 벅찬 가슴을 헤치며 달려 나오는 마을 인민들의 모습을 형상했습니다. 이렇게 늙은이, 어린이, 젊은이 할 것 없이 지금 막 달려 나오고 있습니다. 이 앞의 할아버지를 보십시오. 하도 농사를 지어서 허리가 굽을 대로 굽은 저 할아버지는 수령님께서 백두산가를 주름잡아 넘나드시며 왜적을 치고 계신다는 소문을 들을 때마다 장군님을 한 번 꼭 만나 뵙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나 깨나 그립던 수령님의 젊고 늠름하신 모습을 직접 몸 가까이 뵙는 순간 할아버지 눈에서는 지금 북받쳐 오르는 흠모와 감사의 정으로 해서 뜨거운 눈물이 방울져 흐르고 있습니다..
<중략>‘전투’ 편에서는 역사적인 대홍단전투 장면을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1939년 5월 23일 수령님께서 신호총성을 높이 올리시자 나팔수가 돌격나팔을 힘차게 불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서 대원들 모두가 사랑하는 부모형제들을 무참히 학살한 일제(日帝)놈들에게 복수의 명중탄을 안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홍단벌에 높이 울려 퍼지던 진격의 나팔소리는 오늘 전체 7천만 동포들을 조국통일에로 불러일으키는 통일 나팔소리가 되서 저 푸른 하늘가로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중략>이렇게 투사들이 피흘려 찾아준 우리 조국이 오늘처럼 분열된 조국이 아니라 하나 된 조국이 아니었습니까? 하나 된 강토에서 7천만 겨레가 백두 한라를 자유로이 오가면서 행복하게 살아나가는 것이 우리 인민들의 한결같은 소원이 아닙니까. 그러니 여러분들은 남에서 우리는 북에서 그날을 하루 빨리 앞당기기 위해서 청춘의 모든 힘을 다 바쳐 나갑시다」
그야말로 김일성 찬양 일색이다. 더 나아가 소위 김일성의 항일투쟁 정신을 이어받아 남북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남한 사람들이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나서 자란 조국의 법(法)을 어기면서까지 무단입북해 김일성 혁명전적지를 방문한 한 씨의 답사(答辭)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혁명전적지 방문 직후 곧장 60년 전 공산통일을 가로막은 미국에 저주를 퍼붓기 위해 설립된 신천박물관으로 달려간 그가, ‘우리민족끼리 통일’을 위해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 언론분과위 관계자들과 상봉을 가진 그가 어떤 말을 했을지는 굳이 알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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