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정남 등장, 北내부 권력투쟁 드러낸 것"
|
|
 |
|
| 북한 독재자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 일본 후지 TV |
| 최근 중국의 수도(首都) 공항에서 외국 기자들과 맞닥뜨린 김정남(김정일 장남, 38세)의 이례적인 행동이 북한 내부의 권력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정남은 지난 24일 중국 북경공항에서 일본 기자를 비롯한 수십 명의 기자들을 대면했다. 평소 외신 기자의 질문에 잘 응하지 않던 김정남은 이날 이례적으로 후계 문제에 대해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아버지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며 유창한 영어로 답변했다.
그는 자신의 이복동생인 김정운이 후계자로 낙점되었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 “동생에게 직접 물어보라”는 식으로 즉답을 회피했다.
이와 관련,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및 김승철(전 북한연구소 연구원) 북한개혁방송 대표 등의 탈북자 출신 전문가들은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김정남과 이복동생 간의 권력투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승철 대표는 “첫 번째는 북한 내에서 지금 후계자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두 번째는 북한 내에 후계 구도와 관련해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해서 하는 소리 같다. 현재는 그렇게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북한 내부에서 김정남을 지지하는 세력과 정철-정운 형제를 지지하는 세력 간에 권력 암투가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 아버지가 후계자 문제에 관해 흔들리고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을 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고 김 대표는 분석했다.
김광진 연구원은 “자식들이 후계 문제에 대해 서로 신경을 쓰는 것도 사실인 것 같고, 김정일이 어떻게 결정하든지 간에 정남이도 맏이니까, 뭐 뿌리가 어떻든지 간에 자기도 이제 외부의 시각을 인식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외부에 던진 메시지 같다”고 설명했다.
즉 집안의 장손이 가문의 대를 잇는 전통적인 특성을 가진 북한에서 1순위로 상징적 명분을 가진 김정남이 후계자 문제를 아버지의 결정에 따른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각인하려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외국언론과 김정남의 인터뷰는 북한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정일의 건강문제라는 불안요소와 함께 각종 후계설이 나도는 것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발언이란 설명인데, 김정남이 이날 김정일의 건강상태에 대해 “양호하다”고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김정남이 김정일의 건강에 대한 의혹과 후계를 둘러싼 소문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친절하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 김정남이 마카오공항에 도착하고 나서도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매우 좋아 보였다”고 강조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더욱이 김정일이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면담을 통해 건재를 과시한 시점과 맞물려 김정남의 발언이 나왔다는 점도 충분한 상황증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한편, 홍콩의 격월간지 ‘광각경(廣角鏡)’ 보도에 의하면 모스크바와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남은 컴퓨터에 정통하고, 일어 학습을 위해 일본에도 다녀오는 등 서방세계를 왕래했으며 군부 내 비밀경찰부대인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요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주간문춘’(週刊文春)은 수년 전 김정남이 마약 거래·무기 수입 등 북한 정권의 은밀한 사업을 도맡아 왔다고 소개한바 있다. 잡지는 특히 김정남이 일본에서 “나는 야쿠자 영화 팬”이라며 자신을 주변사람들에게 소개한 사실을 보도했다.
주간문춘은 또 북한이 소련 붕괴 후 소련제 무기나 부품을 손에 넣은 것이 어려워지자 중앙아시아를 통해 무기를 조달하고 있으며, 이일을 김정남이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1998년 말 러시아로부터 5억 달러를 들여 MIG-29기 10여대를 도입해 조립·생산했다. 1999년 4월에는 4천만 달러를 들여 MIG-21전투기 40대의 도입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8월 11일 국회 정보위에서 천용택 당시 국정원장이 이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