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미국에 ‘제2의 조총련’ 조직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화통일 저지와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지향하고 있는 재미 언론매체인 미주통일신문사(대표 배부전)는 최근 일련의 보도에서 친북 인사들이 지난 16일과 17일 양 일 간에 걸쳐 미국 LA 코리아타운 소재 JJ그랜드 호텔에서 ‘재미동포 전국연합회 총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이적 게시물로 웹사이트 접근이 차단되어 있는 재미동포전국연합회가 마련한 이번 제13차 정기총회에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와 미동부 및 중남부, 서부 지역지역연합회의 각 지역 대의원 34명 등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지난 해 사업총화와 신년 사업계획 및 일반안건 토의를 갖고 임원선정을 마쳤다. 
 
90년 7월부터 40여 차례 방북해 김일성을 면담한 바 있는 노길남 씨는 LA에서 북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매체를 운영하며 지난 해 3월 14일 북한 만수대의사당에서 곽범기 내각 부총리와 강춘금 국가학위학직수여위원회 서기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회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노 씨가 당시 제출한 논문의 제목은 ‘북한이 이룩한 일심단결과 민족대단결 해법 연구’로서 앞서 11일 평양의 국가학위학직수여위원회(위원장 김영보) 위원 11명의전원 일치로 통과되었으며, 그는 이 논문에 대해 “남북을 하나의 조국으로 보는 민족관을 바탕으로 썼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작년 10월 경 ‘北韓 제2기 지도체제출범이 임박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나는 그 처음 자리를(제2기의 첫 일성을) <조선인민공화국-결사옹위-총폭탄>으로 본다. 그래서 두렵고.... 또 가슴이 벌렁 거린다”며 북한체제에 대한 찬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 날 총회 대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안정국이 전면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우리민족끼리의 기치를 높이 들고 단결, 단합으로 이명박 정부의 반통일적 반민주적인 책동을 분쇄하고 조국 통일 투쟁의 일대 비약을 이끌어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주와 평화통일 그리고 민족 대단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자”며 “이를 위해 재미동포전국연합회의 모든 회원들이 모범적 자세를 갖자”고 결의했다.
 
이 날 총회는 ‘조국통일을 위해 먼저 간 선열들’에 대한 묵념에 이어 선우학원 재미동포전국연합회 고문의 격려사, 전순영 캐나다동포연합 고문의 축사, 13차 총회 회순 채택, 지난 해 회의록 채택, 2008년 사업 총화서, 2009년 사업계획서, 신년 예산안 결정, 임원선거(의장, 수석부회장 및 부회장들 및 감사 등), 결의문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격려사에서 선우학원 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등장으로 우리 통일운동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는데 이명박 정권이 비이성적이고 반민족적인 대북정책을 하고 있어도 한미관계가 주종적인 현실에서 계속하기가 어렵게 될 것을 예측케 된다”며 “민중주체와 민중자주로만 조국통일과 민중해방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전순영 고문은 축사에서 “‘반통일세력들’이 쏟아낸　언동들을 보면 동족 대결책동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겨레의 통일염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용납하지 못할 반민족적, 반통일적 범죄행위”라며 “오늘의 통일시대에 역행하는 반통일의 광풍이 세차게 몰아쳐도 민족공동의 통일 이정표에 따라 힘차게 우리끼리 전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원선거에서 총회 대의원들은 회장에 윤길상 현 회장을 유임, 수석부회장에는 박문재 박사를 새로 선임했으며,  또 부회장단 선거에서는 지역회장단 3명과 통일관계 및 여성관계, 사업관계 분야를 전담할 공동부회장에 송학삼, 조명지, 이종천 대의원을 각각 선출, 감사 3명에는 이성화, 이민수, 김영한 위원을 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이에 대해 이 단체가 이미 조직 구축을 완료했으며, 재미교포 2세들을 목표로 공작을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다만 한나라당의 미주지역 조직 결성 소식을 전하며 희망을 나타냈다.

여당인 한나라당의 중앙위원회 산하 해외동포 분과위원회(위원장 이용태)는 지난 달 5일 미주본부를 발족시켰으며, 이어서 지난 25일에는 800여 명의 재미교포들이 자발적으로 US 한나라포럼(대표 김진형)을 LA 코리아타운 내 윌셔이벨 극장에서 출범시킨 바 있다.
 
신문은 앞서 23일 속보에서 일본 조총련 조직이 와해되자 북측이 미국에 한국계 2세와 1.5세대들을 중심으로 일본판 조총련을 조직하기 위해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에 대한 정보를 정통한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미국시간으로 23일 오후 7시 경 입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북측의 ‘재미조선인총연합회’ 조직 구축이 보도됨에 따라 미주 지역에 대한 한미 양 국의 경계가 각별히 요구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LA 코리아타운과 뉴욕 플러싱 등 북미 지역에는 현재 수백 만 명에 달하는 한인 교포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1.5세와 2세는 북한 정권의 적화통일 야욕에 대한 경계심 등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해 자칫 ‘우리민족끼리’ 등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언이설에 현혹되어 포섭될 우려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북 수교에 이은 재미동포 사회의 제2조총련 구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지난 90년대부터 이미 제기되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5년 새물결 168호에는 ‘재미교포사회를 노리는 북한의 침투책략(저자 은인영)’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어 제2의 조총련 조직 가능성을 지적했으며, 96년 10월에는 교포정책자료 제54집에 ‘北美 수교와 재미동포사회 : 재미동포사회 제2조총련 가능한가(저자 김성진)’라는 논문이 게재되었다.

미주 지역에 대한 북측의 조총련 조직 가능성은 지난 2006년 3월 14일 김찬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의 증언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김 위원은 당시 국내 인터넷 언론인 데일리NK에 기고한 칼럼에서 “방북해 평양에 머무를 때 로철수 해외동포원호위원회 참사가 미주지역에 재미 조총련(조선인총연합)을 조직해 조국을 좀 더 조직적으로 도와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에게 타진했었다”고 밝혔다.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