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주변에는 왜 이광재 안희정 같은 ‘주군(主君) 결사옹위파(派)’가 없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 탓이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그런 인물들을 주변에 갖다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 놓고 누구룰, 무엇을 탓하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왜 그런 사람들은 주변에 갖다 놓지 않았는가? 그가 그럴 타입의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 곁에는 새벽에 목숨 걸고 한강다리를 함께 건넜던 5.16 주체들이 있었다. 전두환 대통령 곁에는 12.12 이래 운명을 같이 했던 신군부 하나회와 장세동이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 곁에는 그가 현해탄에 떨어졌을 때도 그를 배신하지 않았던 민주화 동지들과 가신(家臣)들이 있었다. 집권을 전후해서는 박지원 같은 ‘결사옹위파’가 분신처럼 따라다녔다.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는 과연 누가 있는가? 선거 캠프 출신들, 서울시청 관료 출신들, 폴리페서(polifessor)들, 사적(私的)인연의 지인(知人)들, 금배지 하사한 친이(親李)계, 역대정권을 통해 맨날 양지에만 서있던 전천후 늙은 출세파, 그리고 또? 고소영? 강부자? 영포회 회원들? 이들은 서로 동지도 어니고, 의리로 묶인 도원결의(桃園結義) 멤버도 아니고, 죽음을 함께 체험한 비밀결사 맹원도 아니다. 그냥 잇속 따라 시장판에서 오다가다 만난 관계일 따름이다. 이런 관계가 이광재 안희정처럼 “산자여, 따르라” 하는 식으로 죽은 보스까지 결사옹위 할 것을 기대한다면 그건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왜 이런 사람들만 우글거리게 됐는가? 한 마디로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정치를 ‘여의도 정치’라 일괄 폄하하고 혐오하고 배척하고 기피하고 방기한, 따라서 정치투쟁 안 하는 보스, 따라서 정치적 동지를 필요로 하지 않은 보스이기 때문이다. 그는 저항이나 투쟁을 안 해본 인물이다. 그래서 죽음을 마주한 적이 없고 그래서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에서 보는 바와 같은 진한 전우(戰友)의식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문화는 결국, 이익을 초월해서 가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평생 동지의 문화가 아니다. 그러니 그의 곁에 이광재 안희정이 있을 리 있나?
다른 누구 탓도 아닌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탓-관우, 장비 같은 인물이 유비 곁에나 있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전쟁도 돈 벌이 기회”라고 처신한 장사꾼 레트 버틀러 같은 사람 곁에 있을 것 같은가?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 구태의 끈끈한 패거리 관계는 필요없다고 말할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일리가 전혀 없지 않다. 그러나 시대가 아무리 달라졌어도 가치와 철학과 신념을 중심으로 결속하는 동지 그룹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류근일 7/6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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