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北,핵개발 전문인력만 3000여명
|
북한의 핵(核)탄두 소형화 능력
|
북한의 WMD 능력 중에서 가장 궁금한 대목이 ‘핵미사일’ 능력이다. 즉 북한이 현재 ICBM에 핵탄두를 장착한 이른바 핵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이 있느냐다. 북한이 워낙 폐쇄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저렇게 모아진 ‘쪼가리 첩보’들을 꿰어 맞춰본 결론으로는 “북한이 아직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만큼의 진전된 기술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언제 이런 능력을 확보할 것인지는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사례를 보면,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의 개발과 항공투하탄 형태의 핵탄 개발을 병행하였다.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 정치지도자들과 국민이 하나가 되었고,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태인과학자들의 헌신과 또 보이지 않는 여러 국가(?)의 협력으로 핵실험 없이 조용하고 빠르게 핵무기를 소형화 했다.
인도는 1974년 1차 핵실험 후 해외에 있던 뛰어난 과학자들을 모아 들여 꾸준히 핵탄두 소형화를 연구하였고, 1998년 2차 핵실험(5회)을 실시한 뒤에는 핵탄두를 소형화했다. 파키스탄도 80년대 중반에 핵물질을 뺀 핵폭발장치 폭발실험을 20여 회 실시했다. 이를 기초로 1998년 진짜 핵실험을 했다. 파키스탄은 이때 핵무기를 소형화했다. 2006년에 이어 2년여 만에 2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도 같은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획득한 핵 데이터는 핵무기의 소형화뿐만 아니라 안정성과 무기로서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북한은 제2차 지하핵실험 성공으로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 이상의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무게 1t 이하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북한은 플루토늄 40여㎏을 보유하고 있어 소형화에 따라 20기 이상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다. 북한이 20기 이상의 핵무기를 가진 중소형 핵보유국으로 변신할 날이 가까웠다는 것이다. 중소형 핵보유국이란 1차 공격을 받은 뒤 핵으로 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핵무기보유국가를 지칭한다.
북한이 제작할 핵탄두는 스커드•노동•신형중거리(IRBM)•대포동•ICBM 등 각종의 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수 있다. 이럴 경우 한반도는 물론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일본과 오키나와•괌까지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놓이게 된다.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될 미군 전력이 북한 핵무기의 위협을 받으면 전쟁수행은 그만큼 어려워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노틸러스 연구소의 피터 헤이즈와 스콧 부르스는 지난 1일 발간된 분석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 때보다 이번 2차 핵실험에서 최소 5배 가량 강한 폭발력을 가진 핵폭탄 개발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핵탄두를 소형화해서 장거리 미사일 체계와 결합시키는 데는 앞으로 10∼15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2차 핵실험 지진파 측정 결과에 대해서도 “북한이 ‘의미 있는 폭발’을 이루려는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공적인 두 번째 핵폭발실험을 통해 북한은 이제 ‘핵보유국’임은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이로써 김정일 정권은 핵능력이 애매모호했던 이전의 취약한 위치에서 상대적으로 강해진 위치로 자리를 옮겨 미국 및 다른 강대국들과도 상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은 평양당국이 ① 중장거리 운송 체계, ② 소형 핵탄두 생산능력, ③ 대기권 재진입시 고열을 견딜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 등 3가지를 결여하고 있다면서, “만약 북한이 다른 나라의 설계와 소재를 구매하지 못한다면, 북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장거리 미사일 체계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결합하는 데는 10년에서 15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자는 전반부 지적은 동의하지만 후반부의 10~15년의 기간 소요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건 그들의 생각이다. 북한이 계속될 앞으로의 핵실험에서 핵폭탄의 종류나 위력에 치중하기보다는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집중할 경우 시간은 얼마든지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병행하여 ①과 ③을 확보하는데 진력할 것이기에 향후 장거리 미사일 추가 실험도 빈번할 것이다. 미국에서 아무리 제재를 가해도 현재 북한이 세계 150여개국과 이런 저런 음성적 뒷거래를 하고 있어서 필요한 ‘설계’와 ‘소재’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핵미사일 체계의 핵심은 단순한 핵폭발 장치가 아니라 이를 운반해 목표지점을 타격하는 능력에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얼마나 소형화했느냐 여부에 따라 군사적 위협의 정도는 달라진다. 2차례의 핵실험을 성공시키면서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이 이제부터는 핵탄두의 소형화에 전적으로 집중할 태세다.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선 미사일이 ⓐ 무거운 핵탄두를 탑재하고도 특정 사정거리를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거나, ⓑ 핵탄두를 소형화해서 미사일에 탑재해야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핵탄두의 무게를 1t 이하 수준으로 경량화(=소형화)해야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에 탑재할 수 있다. 결국 탄두를 경량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핵탄두의 크기(부피)를 소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탄두를 소형화 내지는 경량화하는 방안은 궁극적으로 하나다. 핵탄두에 충전되는 고폭화약(HE: High Explosives)의 부피(=탄두의 크기를 좌우함)를 줄이되 성능은 높여야 한다. 미국의 경우, 소형화된 핵탄두에는 모두 ‘32종류의 특수형태 고폭화약렌즈’(32 specially shaped HE blocks)가 사용된다. 구체적으로는 ‘20개의 6각 형태 고폭렌즈’(20 hexagon-shaped HE lenses)와 ‘12개의 5각 형태 고폭렌즈’(12 pentagon-shaped HE lenses)를 사용하여 중성자 반사재(tamper) 주위를 동심구(spherical, 주로 원폭 탄두에 사용) 또는 원통형(cylindrical, 주로 수폭 탄두에 사용)으로 감싸는 구조를 만들고 핵반응을 일으키는 내폭물리(Implosion Physics) 환경을 변경하고 그 요구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고폭렌즈의 형태만 32종류로 충족시키면 된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다 각 형태별로 고폭화약의 종류도 최적의 배합 또는 배열을 맞춰줘야 한다. 고폭화학의 종류만도 수 백종이 넘는다. 미국도 1956년 이전까지 사용하던 PBX(Plastic Bonded Explosive)를 PBX-9205(RDX-polystyrene formulation)로 바꾸기 전까지는 탄두의 최대두께를 45 cm이하로 줄이지 못했고, 무게로는 2500 kg(=2.5톤)이 최소중량이었다.
플루토늄 2~10 kg의 사용은 문제가 안 된다. 지금은 미국도 이보다 훨씬 진전된 고폭렌즈의 형태와 종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PBX-9205는 오리지널 PBX가 발명되고 9205번째 시도에서 만들어진 것임)
ⓒ신성택북한도 최소한 미국의 수준인 32가지 형태의 고폭렌즈와 PBX-9205 정도의 고폭화약을 개발했어도 핵탄두의 직경은 45cm이고 무게는 2.5톤이다. 1톤 이하로 끌어내리려면 한참 멀었다. 그래서 독특한 설계(Implosion Devices)와 재료(High Explosives Formulations)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북한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 천번이 넘는 고폭실험을 직접 해보는 길 밖엔 없다. 그래서 북한은 동창리 발사기지 근처에 아예 용덕동 고폭실험장을 별도로 건설했다.
그렇다고 해도 10~15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에는 현재 핵개발을 주도하는 전문연구인력이 3000여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옛 소련에 유학한 고급인력 250~300명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처럼 ‘평화를 해치는 위험한 핵개발’ 하지 말라고 촛불 시위하는 사람도 없다. 무슨 언론이 비판하는 경우는 아예 없다. 하늘의 일월성신(日月星辰)과 동격인 김정일이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많은 전문인력과 장군님이 불철주야 연구하고 실험 중인데 무슨 10년씩이나 걸린다는 것인가?
신성택(미국 몬트레이 국제학대학교 교수)
1974년 육군사관학교(30기)를 졸업하고(전자공학 학사) 군 복무 중에 미국 공군기술학교 전자정밀측정과정(전자정밀측정사)을 수료했다. 1983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핵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989년 미국 렌슬러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핵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령으로 예편한 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WMD 전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미국 몬트레이국제학대학교 교수(WMD 비확산)로 재직 중이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