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장남으로서 후계구도에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이 작년 가을부터 일부 간부들 사이에서 신성(新星)장군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일본에서 제기되었다. 17일 산케이(産經) 신문은 일본의 북한인권 단체로서 북한 내부에 독자적인 정보망을 구축하고서 영상과 문서를 수집하고 있는 ‘구출하자 북한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 대표 이영화 간사이(關西)대 교수)’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RENK에 따르면 이번 정보는 복수의 노동당 및 인민군 간부들로부터 입수되었으며, 이들 간부들에 의하면 김정남은 작년 11월 중순부터 김정일의 승인 하에 장성택과 함께 동부지역의 행정시설 및 공장과 복수의 군부대를 시찰하는 과정에서 ‘신성장군’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어졌다. 또 이전에 김정남이 일본 밀입국 도중 추방당해 마카오와 중국을 전전하는 등 위신이 크게 추락하자 한 때 군 간부들 사이에서 “정남이 후계자가 되면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라는 험담이 나돌았지만, 그가 추방 이후 ‘선진기술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했다’는 소문이 떠돌자 평가가 크게 달라졌다. 이에 대해 이영화 대표는 “장성택의 힘이 컸을 것”이라 관측하며 “작년 8월 김정일의 와병 이후 장성택이 본인 명의로 각종 경제정책들을 발령하고 군부의 큰 재원이었던 무역이나 국내 시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을 볼 때 그가 군부의 권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10월중에 당의 실권을 장악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신문도 “북한은 가부장적인 장자 세습체제”라고 전한 뒤 북중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남은 폭넓은 중국 쪽 인맥 및 정중한 인품과 중국식 개혁개방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로 인해 중국에서의 인기가 높아 유력한 후계자로서 주목을 받아왔다”며 그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다만 권력 실세인 리제강 제1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삼남인 김정운을 지지하는 한편 장성택 그룹과 그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어, 김정남과 장성택이 군부와의 권력 싸움에서 치열한 정보전을 펼치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15일 국내 주요언론들은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이 자신의 후계자로 정운을 낙점하고 이러한 결정을 담은 교시를 이달 8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하달해 리제강이 조직지도부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긴급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작년에 이미 김정일의 와병설 이후 “발병의 원인이 교통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진 정운 때문”이라는 주장이 한 일간지에 의해 제기된데 이어 최근 정부 관계자도 “우리는 그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고 사실 파악이 된 것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처럼 북한의 후계구도가 안개에 휩싸인 가운데 김정일이 74년을 전후해 오늘날까지 ‘광명성(光明星)’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어지고 있고 후계자 중 한 명인 차남 정철이 생모 고영희의 생존 당시 ‘샛별(금성)장군’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어졌던 것을 감안할 때, 일본에서 제기된 이번 주장 또한 후계구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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