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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는 말한다.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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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2개국에서 수백 명 납치한 北범죄정권 실체 고발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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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는 노예제가 존재했던 근대 이전에도 이미 중형으로 처벌되던 범죄였다. 로마법에도 납치는 범죄로 취급되었으며, 게르만법에는 납치가 살인에 준하는 중죄로 규정되었다. 중세 교회법도 납치를 엄히 다스렸다.
그런데 인권이 보편화된 20세기와 21세기, 두 세기에 걸쳐 전 세계에서 납치를 닥치는 대로 행해온 범죄자가 있다. 2007년 5개국의 납북피해자 가족이 결성한 ‘납북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연합’ 주최로 2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회의실에서 개최된 ‘북한에 의한 납치의 전체상과 해결책 세미나’에서는 12개국에서 수백 명을 납치한 북한 범죄정권의 실체가 낱낱이 고발되었다.
세미나에는 수잔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 대표 및 제성호 외교통상부 인권대사와 직간접적 피해자인 고명섭 귀환납북자협의회 회장, 태국 납치피해자 아노차 판조이의 조카인 밴 존 판조이, 이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마스모토 데루아키(增元照明)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호소문 낭독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는 이상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
현재 한국을 방문 중인 일본의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납치문제담당상 겸 공안위원장도 참석했다. 그는 인사에서 “지난 1월 한국 국가인권위가 공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 현황은 일본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며 “20만이라는 수감자 수를 제쳐두고라도 북한의 심각한 인권유린 실태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한국 민간인 납북피해의 전모와 해결책’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1952년 한국 정부가 작성한 전국납북자명부를 인용해 “전체 (전시)납북자의 88.2%가 전쟁 직후 3개월 동안 납북되었고 그 중 98.1%가 남성으로서 전체의 80.3%가 자택이나 자택 근처에서 납치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통계치는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을 이용해 북한이 치밀한 사전계획에 의해 대상자를 선별한 후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는 것을 말해준다”며 정부와 국제사회에 전쟁 중 또는 정전 후 납북자 전담기구 설치, 납북자 용어 사용 하에 대북협상 진행,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과 무력을 제외한 모든 제재 착수 등을 촉구했다.
‘국제적 납치의 전모, 김정일의 1976년 납치 지령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 일본인납북자구출회 회장은 전 북한 공작기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1974년 후계자가 된 김정일은 1976년 초에 공작원의 현지화 교육 강화와 이를 위해 현지인을 데려올 것을 지시했다”며 “1977~78년에 한국인 및 외국인 납치가 세계적 규모로 집중적으로 자행되었다”고 밝혔다.
또 “한일 양 국 이외에 중국(마카오), 태국, 레바논, 루마니아, 싱가폴, 말레이시아, 요르단,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10개국에서의 납치는 모두 1978년 혹은 그 직전에 집중되었다”며 “1976년 납치지령이 사실로 입증되면 김정일이 테러의 주모자임이 폭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최 측이 이 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2개국에서 수백 명을 납치했다. 일본 비정부기구(NARKN)의 2006년 조사결과에 의하면 한국에서 정전 후 500명이 납북되었으며, 일본에서 100명이 납치되었다. 레바논과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4명이 납치되었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3명, 네덜란드에서 2명, 나머지 5개국에서도 각각 1명씩 납치되었다.
호소에 나선 고명섭 귀환납북자협의회 회장 등은 직접 겪은 경험을 설명하며 북한 정권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노력을 당부했다. 1975년 납북당해 30년간 북한에 억류되었던 고 회장은 “죽기보다 더 큰 고통이었다”며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수잔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는 “그 동안의 북한자유주간 행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2006년 납치피해자 가족이 부시 대통령을 만나고 미 의회에서 증언한 점”이라 강조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 날 세미나는 북한자유주간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다.
한편 나카이 납치문제담당상은 세미나에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마음 속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힌 뒤 “이 문제에 대해서 국제사회 전문가들이 원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결론이 나오면 일본도 한국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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