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 지대의 ‘제2봉쇄선’ 구축에 대해 지난달 30일 본지(本誌)가 ‘주민들의 탈북 비용만 늘릴 뿐 탈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관련해 실제로 제2봉쇄선을 구축한 노농적위대와 보안성 순찰대에서도 뇌물비리가 횡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측이 탈북을 막기 위해 지난해 말 국경수비대와는 별도로 국경 지역에 배치한 민간 규찰대에서도 단속을 미끼로 하는 뇌물 요구가 극심하다”고 보도했다.
 
방송이 인용한 익명의 조선족 동포에 따르면 탈북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목에 모래판과 보초막을 만들어 놓고 24시간 경비를 서고 있는 이들은 자신의 통제구역을 지나는 사람들을 단속해 용무를 묻고 사유가 분명치 않을 때에는 뇌물을 요구하고 있다.
 
북측은 지난 해 말에 회령시와 무산군을 비롯한 북부 국경 일대에 탈북을 막기 위한 제2봉쇄선을 구축한 바 있다.
 
방송은 “이처럼 제2봉쇄선도 뚫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경수비대와 민간규찰대 사이에 마찰도 빚어지고 있다”며 “지난 7일에는 회령시 강안동에서 국경경비대가 뇌물을 받고 탈북자를 ‘경호’하다가 규찰대의 단속에 막히자 경비대 1개 소대와 규찰대가 난투극을 벌여 수십 명이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리고 이러한 세태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며 조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경경비대에 이어 민간규찰대도 뇌물 요구에 가담함에 따라 최근에는 도강 비용이 중국 위안화로 8천원(우리 돈 약 160만원)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한편 ‘선군정치’의 대들보인 인민군에 이어 북한 정권이 믿고 투입한 예비군 격인 노농적위대마저도 뇌물판에 뛰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북한 경제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지난 2004년 강철환 북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국경수비대도 쌀이나 옥수수 대신 감자를 식량대용으로 지급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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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탈북은 없다” 두만강 일대 2중 철통 봉쇄[2008.12.30]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두만강과 인근 민간 거주 지역 사이에 ‘제 2봉쇄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북도 지역을 왕래하고 있는 한 조선족 사업가는 29일 “북한 정권이 노동당 민방위부에 소속된 ‘노농적위대’ 대원들 가운데서도 선발된 인원들을 차출해 함경북도 회령과 온성, 무산군 등 북중 국경지대 일대에 봉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가는 “국경경비대의 순찰구역을 제외한 제2차선에 감시초소들에 별도로 보위대 복장을 착용한 민방위 순찰 성원들(노농적위대원)이 항시적으로 주둔하면서 보안서 순찰인원들과 함께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2 봉쇄선을 지키는 노농적위대원들은 보안서 순찰대와 마찬가지로 순찰대임을 증명하는 증서를 갖고 있으며, 순찰대들은 반경 4km 이내에서 통화할 수 있는 무선 대공 전화를 휴대한 채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들은 민가와 국경 사이에 모래판을 인위적으로 형성한 뒤 야간에 찍힌 발자국을 추적해 탈북하는 주민들을 단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가는 또 “북한 당국이 제 2봉쇄선을 전체 국경지역에 확대하기 위해 지난 24일 함경북도 회령시 망향동에서 당 간부들 및 권력기관 책임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식상학(보여주기식)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함경북도당 조직비서가 직접 책임지고 조직한 이 방식상학에서는 제 2봉쇄선에 설치될 보초소와 모래판, 순찰장비 등이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봉쇄선 구축은 수십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의 탈북이 사실상 군인들의 불법 묵인 하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민간과 군 사이의 2중 감시체계를 세우기 위한 일환으로 실시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과 회령지역에서는 이미 두만강과 민가를 사이에 두고 길목에 설치된 보초막에서 노동적위대원들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을 감안할 때 노농적위대원들의 사정도 일반 주민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조치가 주민들의 탈북 비용만 늘릴 뿐 탈북 자체를 막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도 관측되었다. 

오주한 기자 ohjuh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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