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09년 또다시 ‘챔피언’에 등극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3일 미국의 싱크탱크 기관인 헤리티지(Heritage)재단과 세계적 경제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9 세계경제자유지수(IEF)’를 발표하고서 북한을 179개국 중 179위에 등극시켰다.

같은 날 국제 인권감시 단체인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는 ‘2009 세계자유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을 193개국 중 ‘자유와 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Not Free)’ 최하위 그룹인 7그룹에 포함시켰다.

세계경제자유지수는 기업들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 범위를 수치화 한 것이며, 세계자유보고서는 각 해당 국가의 국민들의 인권 현황을 데이터화 한 것이다. 특히 세계경제자유지수에서 북한은 벌써 15년째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는 ‘진기록’을 수립 중이다.

같은 날 한국은 세계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서 40위, 세계자유보고서에서 1그룹에 포함되었다.

이 보고서들은 북한이 10여년째 기업과 주민들의 경제를 포함한 일체의 자유로운 활동과 인간적인 권리의 행사가 전혀 허락되지 않고 있는 ‘멈춰버린 세상’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최악의 자유와 인권 말살은 곧 북한의 경제 파탄으로 이어졌다.

2006년 통일부는 북한 정권의 세출 규모가 북한 화폐로 4,193억 원이라고 밝혔다.

작년 1월 보도된 신동아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대한민국의 73분의 1수준이다. 하지만 이것은 북측이 2006년 말 발표한 공식 환율에 따른 것이고, 실제 환율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북한 암시장 환율을 적용하면 무려 1554분의 1수준이 된다.

신동아는 북한의 암달러 시장 환율로 계산해 본 북한 정권의 2006년도 예산은 우리 돈으로 약 1,298억 원(1억 3,976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김성욱 리버티해럴드 대표는 이에 대해 전라남도 구례군, 한국의 일개 시골 군(郡)보다도 더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구례군은 같은 해 인구 2만 9,687명에 1,438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참담한 경제 수준은 2007년 9월 14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06년도 국가별 국민총소득(GNI) 비교’ 보고서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드러난다.

이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한국의 국민총소득을 8,565억 달러로 집계해 12위에 링크시켰다. 그리고 1억 2,400만 달러로 209위를 기록한 키리바티까지 순위를 밝히고, 북한은 ‘등외(等外)’로 처리했다.

그리고 2006년도 각 국가 별 1인당 GNI 순위에서 한국을 1만 7,690 달러로 49위에, 북한을 또 다시 ‘등외’로 처리했다. 보고서는 여기에서 북한의 1인당 GNI, 즉 주민들의 연간 평균소득이 불과 905달러(우리 돈 약 120만 원) 이하일 것이라는 믿기지 않는 추정을 내놓았기까지 했다.

[19세기 혈통세습 체제에서 21세기 경제가 살아날 리 萬無]

1인당 연간 평균소득이 120만 원이라는 이 추정은 주민들과의 빈부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인 지배계층의 수입까지도 함께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일반 주민들의 연간 소득이 120만원 임을 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북한 내부 동영상들은 일반 주민들이 지금 하루 한 끼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실정임을 잘 보여준다.

이는 참담을 넘어 재앙(災殃)의 수준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누구의 잘못인가?

북한 주민들의 잘못인가? ‘미제’의 잘못인가?

모두 틀렸다. 이는 모두 북한 체제의 기형적 모순과 지도자의 무능함에서 기인한 것이다.

48년 9월 9일 정권 수립 이후 북한의 모든 경제는 ‘계획경제’라는 명목으로 체제의 통제 속에 추진되어 왔다. 그리고 이는 78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선언하고 계획경제를 자유경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계속되었으며,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에도, 91년 사회주의 진영의 종주국이던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한 이후에도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7.1경제관리개선조치가 있었지만 이는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으며, 최근 다시 본연으로 회귀하고 있다.

북한 체제는 경쟁의식의 부재로 인해 아무런 생산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계획경제를 반세기가 넘게 고집하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 한 층 더 깊은 무덤을 팠다.

바로 20세기 동서이념(東西理念)을 막론하고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혈통 세습’을 단행한 것이다.

74년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은 당 내부의 민주적 결정이 아닌 김일성의 단독 결정에 의해 후계자로 지목되었다. 그리고 93년 4월 국방위원장에 취임해 군권(軍權)을 장악한 뒤 97년 10월 노동당 총비서직 마저 차지했다. 또 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 회의에서는 헌법을 개정, 주석(主席)제를 폐지시킴으로서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로 등극했다.

경제에 대한 무지(無知)와 같이 헤아릴 수 없는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김일성의 아들이라는 점을 앞세워 최고 권력자에 오른 김정일은 한술 더 떠 스스로의 무능력을 폭력으로 커버하기 위해 체제 운영에서 그 무엇보다도 군사력이 우선시 되는 선군정치(先軍政治)를 내세웠다.

87년 그가 기획한 대한항공(KAL)기 공중폭파 테러로 인해 테러지원국에 지정됨에 따라 북한이 모든 수출입 활동이 원천 봉쇄되는 재앙을 맞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은 책임감을 갖고 물러나기는커녕 그나마 마약 및 위폐 제조 등의 위법적 수단을 동원해 들어오는 외화들마저 모조리 사유재산으로 착복해 일가(一家)의 유흥비 혹은 체제 유지를 위한 군시력 증강에 탕진했다. 그들 일가의 사생활은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십여년 간 일했던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의 증언에서 드러나고 있다.

인민경제는 파탄을 맞이했고, 김일성과 함께 북한을 건설했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90년대에 무려 300만 명의 주민들이 ‘굶어 죽었다’고 증언할 정도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지만, 김정일은 가족들의 죽음을 보다 못한 주민들이 장마당에 나서고 밭을 경작해 스스로 자급자족(自給自足)하는 것도 모조리 ‘사회주의에 반(反)한다’며 탄압했다.

김정일 그가 바로 북한을 1인을 위해 만인(萬人)이 희생해야만 하는 봉건왕조 체제로 변질시켜 사회주의를 포기토록 한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참으로, 참으로 지독하다]

‘멈춰버린 세상’을 창조한 북한 정권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서 어떻게 하면 독재체제를 대를 이어 유지할까만 골몰하며 남북간 이념 대립을 자초하고 있다.

정권의 무능함으로 300만 명의 주민들이 굶어죽는 것을 보다 못해 지난 98년부터 북한을 드나들며 옥수수 종자 개량 사업을 진행해 오던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

피나는 연구 끝에 98년 150만 톤이던 북한의 식량생산량을 450만 톤으로까지 증가시켰을 정도로 한 민족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헌신한 그에게 북한 정권은 3년간의 ‘입북금지’로 답했다. 단지 그가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정신을 승계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아닌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리고 북한 정권은 지난 해 이명박 정부에서 제안된 대북 식량지원마저도 거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북측에 의해 서해상에서 살해된 해군 수병들의 유가족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하고, 금강산 관광객 살해 사건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며, 6.15 및 10.4 선언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생존을 위해 장마당에 나서고 밀수를 하고 탈북을 하며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가운데,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생계 활동마저 원천 봉쇄한데 이어 그들의 권력유지와 이념전쟁을 위해 이명박 정부의 지원을 거부한 채 시정잡배(市井雜輩) 수준에도 한참 못 미치는 거친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실로 가혹하리만치 지독한 독재라 할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오늘날 북한의 현 주소는 2007년 주간지인 위클리조선과 인터뷰를 가진 김순권 이사장의 입에서 이러한 탄식이 쏟아나오게까지 만들었다.

“북한은 스스로 식량을 자급하는 수준에 이르기 위해 집단농장과 같은 ‘사상적인 사고’가 아닌 과학적인 사고로 전환해야한다. 어른 새끼 손가락만한 옥수수 열매 몇 개가 수확의 전부인 ‘주체농법‘ 대신 퇴비나 가축분뇨 등을 개발하는 동시에 남쪽에서 지원되는 비료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현재의 토지로 자급 생산량을 달성해야한다. 그것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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