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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발 침몰 사태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는 정치적 곤경에 몰렸다. 대중적인 지지율이야 여하튼 주요 정치 행위자들(political actors) 사이에서는 청와대와 국방부 사이의 시각차 노출 이후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좌파와 야당은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아첨을 해도 처음부터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고, 우파 진영도 이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인내의 소진점(消盡點)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부의 “북한개입 증거 없다”와 좌파의 “이명박 대통령도 북한 개입 증거 없다고 말한다”가 묘한 접점을 이룩하면서 우파 진영의 불신과 환멸은 커졌다. 좌파와 야당 역시 세종시 문제와 4대강 문제에 이어 천안함 사태까지 불거진 마당에 이명박 대통령 시대의 사양(斜陽)이 더욱 앞당겨졌다고 볼 것이다. 결국 2011년 말까지 갈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수명이 금년말까지로 단축된 것일까?
천안함 사태가 내부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이명박 정부는 책임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북한에 대해 ‘햇볕’도 ‘채찍’도 쓸 수 없는 ‘바보’ 정부로 전락할 것이다.
이런 시국에 직면해서 대한민국 진영이 취할 자세는? 한 마디로, 이명박 정부를 굳이 물속에 밀어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동아줄을 던져 줄 필요도 없지 않을까? 그 대신, 새로운 주자(走者)를 발굴하는 단계를 앞당기는 것이 어떨까?
대한민국 진영은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고, 그 정부가 잘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아무리 인내해도 끝내 시원치 않게 나온다면 세종시, 4대강, 천안함과 더불어 이명박 시대 전체에 대해 더 이상 우호적인 태도를 갖지 않는 도리밖에 다른 무슨 방도가 있을까?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정말 인내의 한계가 오는 것 같다.
류근일 2010/4/6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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