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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밤, 후미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해 46명의 실종자를 낸 천안호 침몰 원인은 아직 (3월 30일 현재) 밝혀 지지 않고 있다. 내부적인 폭발이라는 견해로부터 외부의 요인으로 인한 폭발이라는 견해까지 추측이 다양하다.
그러나 침몰 직후 나온 북한은 관련 없는 것 같다는 보도와는 달리 서서히 외부적 요인, 즉 북한 요인에 의한 폭발 및 침몰이라는 주장이 점점 많이 나타나는 중이다. 외부의 요인이라면 북한이 설치 해 놓은 기뢰에 의한 혹은 북한이 잠수정에서 발사한 혹은 북한의 수중 폭파 특공대등에 의한 “격침”이 될 것이다.
아직 원인이 불확실 한 상황이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은 그 원인이 무엇으로 판명되던 간에 대한민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내부 폭발이라고 해도 문제고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도 문제다. 내부 폭발이라면 이는 심각한 군기(軍紀)의 문제가 될 것이고 북한의 공격이라면 공격에 사전 대비치 못했다는 경계의 문제가 된다.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받기 어렵고,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단호하고 적절한 보복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초기에 ‘북한은 개입되지 않은 것 같다’고 예단했다. 그러다가 3월 29일 국방장관은 북한 변수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이야기 했다. 국민들이 혼란해 하는 부분이고 전문가들이 의아해 하는 부분이다. 물론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다고 했지만 정부는 처음에는 북한의 개입 가능성은 낮다는 가정아래 문제에 접근하는 것 같아 보였다.
국가전략, 특히 군사 안보전략은 비관론적 과정에 근거해야 하는 것이다. 임진왜란 이전, 일본에 파견 되었던 조선의 두 사신이 상반된 보고를 했을 때 조선의 조정은 일본은 침략하지 못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택했다. 전략의 기본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대단히 잘못된 결정 이었다.
훌륭한 전략이란 비관적인 가정 아래서 수립 되는 것이다. 적은 언제라도 우리를 행해 도발을 감행 할 수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 전략이 이처럼 비관론에 근거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전략은 전쟁과 평화 즉 국가의 삶과 죽음이라는 비상(非常)의 주제를 다루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전략이 비관에 근거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는 적의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적대적인 상대방의 선의(善意) 혹은 호의(好意)에 기초하는 것은 전략이 아니며 또한 적의 의도는 언제라도 순식간에 변할 수 있다는 것이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다음으로, 훌륭한 전략은 상대방의 능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요구한다. 우리는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의 보유상태 여부를 항상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번 경우라면 과연 북한은 대한민국의 초계함을 공격해서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느냐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은 전문가들의 견해가 완벽히 일치한다.
북한은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과 같은 일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한해군은 물론 대양해군은 아니고 절대적인 능력에서 열세(劣勢) 해군임은 분명하지만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소형 잠수함, 반잠수정, 미사일 함 등은 한국해군의 중, 대형 군함을 공격, 격침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아직 정확한 분석이 불가능 한 상황이지만, 동서양의 선배 전략이론가들이 제시한 전략의 원칙들은 이 사건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 지침을 준다.
이춘근
2010년 3월 30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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