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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어원(語原)서적, <함바> 등 외래어 '의외로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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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발행 '어원유래상식' 스프와 쟈케트, 함바 등 외래어 다수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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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출판소가 2005년 발행해 당시 국내에서도 보도되었던 북한 서적 ‘어원유래상식’이 최근 입수되었다.
각 국어 단어의 어원(語原)을 소개한 이 서적은 일반적으로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는 북한에서도 외래어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북한은 1948년 9월 9일 정권수립 이전부터 외래어 퇴치에 나섰으며, 66년부터 한자어와 일본어, 일본식 한자어 등을 이른바 문화어로 고치는 ‘문화어운동’을 전개했다. 일상생활의 어휘는 물론 전문용어, 지명 등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실시해 70년대 초까지 5만여 개의 새로운 낱말을 탄생시켰다.
서적 내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스프와 쟈케트(재킷), 마후라, 사이다, 껌, 함바이다. 이들 단어는 모두 서양과 일본에서 도입된 외래어이다.
<북한 어원서적 ‘어원유래상식’>
서적은 스프에 대해 “솜이나 털섬유 등 일정한 길이로 자른 화학섬유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며 “인조섬유를 뜻하는 영어 스테이플 파이버(Staple Fiber)에서 약자를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편찬된 사전에 따르면 스프의 스펠링은 ‘Sufu’로서, 약자가 아니라 일본에서 유래된 독립된 단어이다.
서적은 ‘쟈케트(Jacket)’에 대해서는 “영어로서 소매가 있고 앞을 터친(열어젖힌) 짧은 저고리를 가리킨다”며 "14세기에 프랑스말 ‘쟈끄’가 영어에 들어오면서 생긴 말인데 의미가 분화되어 서로 다른 대상을 가리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마후라에 대해서는 “목수건, 머릿수건, 목도리들을 뜻하며 영어의 목도리를 나타내는 말 마흘러(Muffler. 머플러)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으며, 사이다에 대해서는 “사과즙으로 만든 술을 뜻하는 프랑스어 씨드르(Cidre)에서 유래된 영어의 사이더(Cider)를 일본이 자기 식 발음으로 변화시킨 말”이라고 설명했다.
또 껌에 대해서는 “본래말은 영어 감(Gum)이었는데 감의 ‘g’가 된소리 ‘ㄲ’으로 옮겨지고 ‘ㅏ’가 ‘ㅓ’로 옮겨졌다”고 풀이했으며, 함바에 대해서는 “광복 전 공장 등지에서 조선인 노동자들이 임시 거처했던 가설집으로서 ‘한바(飯場)’라는 일본말 발음에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경남도 요덕군 출신의 탈북자 최현석(가명. 男)씨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외래어가 맞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외래어인 줄 모르고 사용한다”고 밝혔다.
작년 7월 평양 금성네거리에 속성음식센터(패스트푸드점)를 개설하고 영업을 시작한 북한은 메뉴판에서 햄버거를 ‘다진 소고기와 빵’으로, 와플을 ‘구운빵지짐’으로 표기했다. 그러나 작년 10월 자유북한방송 보도에 의하면 평양 주민들은 햄버거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한편 서적은 외래어 외에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단어를 수록했다. ‘넛할아버지 넛할머니’에 대해서는 “할아버지의 형제 혹은 할머니의 자매 등 자기의 직접 계열이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를 가리킨다”고 소개했으며, 하나비에 대해서는 “하내비, 할아비, 할애비와 같이 할아버지를 낮춰 부르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또 ‘간나’에 대해서는 “함경도 방언에서 여자를 낮춰 부르는 말로서 19세기까지는 이 말을 ‘간나해’라고 사용했고 18세기까지는 낮춤의 말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으며, 가마치에 대해서는 “솥바닥에 밥이 눌어붙은 것을 이르고 지방에 따라 누룽지, 밥과즐, 소둘치 등 여러 가지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서적에는 총 284개의 단어가 수록되었으며, 단어 및 그 의미가 남한과 약 90% 가량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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