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슬람 테러집단, 북한과 '서울 불바다' 공모?
|
국내에서 성전을 선동한 탈레반 요원과 지난달 성전(聖戰)을 발동한 북한
|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 정치조직인 탈레반(Taliban) 소속 요원으로 의심되는 파키스탄 남성에 대해 최근 경찰청 외사국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 모처의 이슬람 사원에서 성직자인 ‘이맘’으로 활동한 이 남성은 국내에서 지하드(Jihad), 즉 성전(聖戰)을 선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그가 국내 주둔 미군기지를 정탐해 탈레반 지도자에게 보고했다는 제보를 이미 확보한 상태이다.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으로 통칭되는 과격 테러리스트 집단의 국내 활동 정황이 드러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국회 정보위는 국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해외 테러조직의 국내 잠입 현황·활동 및 검거실적’ 자료를 토대로 5년간 알카에다(Al-Qaeda) 등에 소속된 74명의 테러리스트들이 국내에서 적발되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는 9.11테러로 국제사회에 두각을 드러낸 중동의 과격 테러리스트 집단이다.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에 잠입한 뒤 테러 모의와 반미(反美) 선동, 주한미군 정보 수집, 테러자금 모집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과 자료를 토대로 한다면 2008년까지는 물론 ‘이맘’이 체포된 근래까지도, 그리고 지금 현재도 겉보기에는 평온한 우리 사회 내부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암약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이맘의 사건이 터지기 불과 한 달 전 북한도 ‘성전’을 선포했다.
지난달 15일 국방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에서 “청와대 등 남조선 당국자의 본거지를 날려 보내기 위한 거족적 보복 성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슬람권이 아닌 북한이 성전을 언급한 것은 당시 국제사회에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북한의 성전이 갖는 의미가 드러난다. 이는 곧 2012년 통일강성대국 건설을 천명한 북한이 한반도 현상유지를 원하는 중국 대신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손을 잡았을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유착은 이미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인 이란 및 시리아와 동맹에 준하는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들과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우지 루빈(Uzi Rubin) 전 이스라엘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은 2007년 미국의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수십년 전부터 이란에 핵과 탄도미사일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살상무기를 싣고 중동으로 향하는 북한 선박이 국제사회의 감시망에 포착된 것 또한 한 두 번이 아니다.
양 세력의 유착 가능성은 미국 정부와 핵무기 전문가로부터도 제기된 바 있다. 이들은 특히 핵무기가 양 세력의 거래수단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5월 로버트 게이츠(Robert M. Gates) 미국 국방장관은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알카에다 같은 집단이 북한 등으로부터 대량살상무기(WMD)를 손에 넣는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2008년 10월 미국의 민간 군사정보 분석업체인 제인스 인포메이션 그룹의 핵전문가 크리스티나 린(Christina Lean) 박사도 양 세력의 핵무기 연계와 관련해 한국과 이스라엘이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간의 유착이 사실이라면 이들의 계약은 북한이 핵무기 기술 등을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에게 전수하고,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제2의 제3의 ‘이맘’을 동원해 북한의 대남테러를 대행(代行)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들의 유착은 오히려 우리에게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 있다.
자국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꼽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에게 북한이 핵무기를 매개로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미국은 대북정책에 있어서 실효성이 없는 6자회담 또는 다자회담을 포기하고 실효성 있는 강경입장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현재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한미 군사혈맹을 위해 이슬람 세계에 병력을 파병해야 하면서도 그것을 구실로 북한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유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가야할 길은 분명하다. 전자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