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가장 영향력 있는 단어는 단연 「민족(民族)」이다. 국적포기자에 대한 국민적 비난, 독도문제, 민족공조, 친일반민족행위자 처벌 등...온 사회가 민족문제로 들끓고 있다.

이 「민족」을 어찌 할 것인가? 민족주의는 배타적이고 폐쇄적이고 닫힌 개념이므로 가서는 안 된다며 회피할 수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민족」이란 회피할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문제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이다.

우선 우리는 다른 민족에 의한 식민지경험이 있다. 거기서 비롯한 피해의식으로 「민족」문제는 휘발성이 강하다.

우리는 또 소국(小國)이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대국(大國) 앞에서 우리는 열등의식을 갖고 있다. 다른 하나는 분단국이라는 점이다. 분단상황은 알게 모르게 통일의 과제를 설정케 해준다. 결국 이런 현실들은 민족문제에 강한 인화성(燐火性)을 가져다줬다.

민족문제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를 생각치 않고 그저 회피해 버린다면, 우리 사회 향후 10년, 20년 후는 어두울 것이다.  

여기서 김정일이 살아가는 방법이 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지난 60여 년간 계급적 원수에 대한 증오심, 공산주의로 통치해왔다. 그러나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더 이상 자신들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곤 「민족」으로 관심을 돌렸다. 북한이 살아남는 최고의 전략적 목표를 「민족」으로 잡은 것이다.

고르바쵸프가 등장한 1986년 「조선민족제일주의」가 나왔고, 1993년부터는 단군릉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조선민족의 시조는 단군이나 사회주의조선의 시조는 김일성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한민족 자체가 「김일성민족」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민족을 절대 포기 못한다. 북한이 전체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논리는 반외세*반미주의이다. 민족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에서 남한을 분리하는 데도 「민족」말곤 없다. 우리민족끼리 공조하자는 것이다.  

좌파 역시 「민족」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다. 「민족」 이외 다른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 복지? 외교? 부동산? 교육? 해결할 능력이 없다. 쓸 수 없는 도구이다. 권력을 유지키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민족」이다. 그 결과 나오는 것이 친일반민족자처벌문제, 독도문제, 국적포기문제, 반미주의 편승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게다가 이미 맛을 봤다. 효순이-미선이 사건, 대~한민국의 국민적 열망을 과대망상과 외세에 대한 반감으로 연결시켰다. 정권 탄생 자체가 反美민족주의였다. 보수세력에 대한 공격 역시 「민족」 문제로 풀 수밖에 없다. 친일파의 후손, 제국주의 미국과 동맹한 자들... 결국 「민족」이다.

김정일의 전략, 좌파의 핵심 모두 「민족」이다. 철저한 공통분모이자 최대공약수이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렇게 갈 것이다.

대응은 무엇인가? 민족주의, 「민족」 문제는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면으로 대결해야 한다. 이 시대 우리 민족주의가 가야할 방향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북한의 동족들에게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번영을 함께 누리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민족주의가 갈 길이다.

민족주의가 나갈 길을 터주자. 민족주의에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으면, 민족주의적 에너지는 북한과 좌파가 만들어 준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민족을 외치는 자들이 왜 反민족인지, 저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좌절시키고 대한민국을 反민족으로 끌고 간다는 것을 입증, 설득해야 한다.

反민족세력인 김정일 집단에 대한 공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 민족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장본인이 김일성, 김정일이다! 우리 민족의 세계사적 번영의 반을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反민족세력이 김일성, 김정일이다! 이것을 지적해줘야 한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현대사야말로 오천년 역사상 가장 민족적이었음을 설명해줘야 한다. 대한민국 현대사야말로 민족의 영광이었음을 알려줘야 한다. 그 시대를 이끈 주역에게 감사하고 그 시대의 지도자들을 존경하고 섬겨야 한다. 우리가 만든 60년의 업적이야말로 우리 민족주의가 갈 길이다. 이것을 알려줘야 한다.  

민족주의가 나갈 세 번째 방향은 이 나라를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가진 나라로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민족의 과제임을 알려줘야 한다.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 행정이 메이드 인 코리아가 돼야 한다.

민족주의! 절대 막지 말아야 한다. 민족주의를 배타적, 폐쇄적인 것이라고 몰아가지 말고 북한을 해방시키고, 최고의 삶의 질을 이뤄내는 것이 민족주의적 과제임을 알려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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