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소문으로만 확산되던 김정일의 마약중독설이 전직 북한 군부 내부관계자의 증언에 의해 다시 제기됐다.
인민무력부 산하이면서 최고사령부 직속기관인 ‘통신결집소’에서 비화교환수 군관(장교)으로 복무하다 전역 후 탈북, 현재 제3국에 체류 중인 김용화(가명)씨는 최근 녹음인터뷰에서 “김정일은 근래 빙두(히로뽕)로 버티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13개 동으로 이루어진 인민무력부 청사 혹은 평양 지하땅굴 기지에서 복무하는 통신결집소 부대원들은 군부 중추핵심 기관인 인민무력부 안팎을 오가는 모든 통신을 유선으로 연결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비화(非和)는 기밀을 감추기 위해 전송신호를 변신해 송수신하는 통신을 일컫는다.
김 씨는 복무 당시 친분을 맺은 내부 관계자가 전한 내용을 인용해 “김정일의 뇌졸중은 이미 4차례 발생했으며 2008년 발생은 3번째”라면서 “2006년 6월경 경미한 수준의 뇌졸중 발병 당시 언어장애를 겪게 되자 그 때부터 히로뽕을 쓴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김 씨에 따르면 김정일이 히로뽕에 중독된 결정적 계기는 뇌종양이었다.
그는 “김정일이 한 때 암 발전단계인 뇌종양이 생겨 초음파 등을 동원해 조기치료를 한 적이 있다”며 “뇌종양은 처음에는 아프지 않지만 암으로 발전할수록 통증이 강해져 김정일의 히로뽕 투약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10월 일본 후지TV는 뇌종양 및 뇌혈관 분야 등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프랑스의 뇌신경전문의 프랑수아 사비에 루 박사가 같은 달 24일 평양을 방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정일은 최상급 히로뽕을 사용했음에도 현재 심각한 중독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김정일은 근래 히로뽕 환각증상에 의지해 겨우 걸어 다닐 정도”라며 “중독에 따른 금단증상이 오면 성격이 한 층 별나게(광폭하게) 변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때문에 의료진도 김정일의 히로뽕 투약을 만류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9월 동아일보는 중국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이 ‘장군표맥주(중국에서 히로뽕을 일컫는 은어)’를 사용함으로서 뇌졸중 마비 후유증에서 벗어났다는 소문이 북중 국경지대에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랜 은둔 끝에 작년 초 최고인민회의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일은 불과 2000년대 중반까지와는 달리 깡마르고 초췌한 얼굴로 나타나 전형적인 마약중독자의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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