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의 독립운동은 어디까지나 독립운동이다. 항일운동을 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니만큼 김일성 전 주석의 항일 빨치산 운동도 독립운동으로 봐야 한다(강만길)』

『김일성이 살아왔다. 분단 60년의 아픔, 냉전체제의 무자비함 속에서 철저하게 죽었던 그 이름 ´독립운동가 김일성´의 이름으로 돌풍을 예고하며 우리 곁에 와 있다.(김원웅)』

김일성은 과연 독립운동가인가?

한국근현대사연구계의 권위자 이현희 성신여대 명예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정답은 아래와 같다.

『김일성이 독립운동가라는 식의 평가는 북한의 왜곡된 역사관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과장된 평가이다. 전체적인 독립운동사에서 김일성의 항일투쟁은 미미(微微)하다』

김일성의 항일투쟁은 그 같은 독립운동으로 평가받을만할 정도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광복 이후 그의 반민족적 죄악상을 비춰볼 때 결코 그 같은 평가는 가당치도 않은 것이다.

김일성의 일제시대 항일투쟁은 1937년 보천보전투와 1939년 무산전투 정도였다. 당시 김일성은 본명이 「김성주」로서 광복 후 전설 속의 김일성 장군인 「김광서」(함경남도 북천군태생 1887 ~1937년 11월 전사)을 참칭하고 북한에 들어왔다.

김성주가 보천보전투와 무산항쟁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김성주의 항일투쟁을 어느 정도나 평가해줄 수 있느냐이다.

이현희 교수 등 여러 학자들 평가에 따르면, 김일성의 지휘한 보천보전투란 보천보라는 리(里)단위 마을을 야습해서 하루 동안 분탕질한 것이었다. 무산전투 역시 무산의 일본주재소를 습격했던 유사한 사건이었다.

김일성이 이끌었던 동북항일연군은 중국공산군으로서 한국의 독립운동단체도 아니었다. 중국인과 조선인이 섞여 있는 30여 명을 이끌고 보천보와 무산을 하루 밤 야습해서 분탕질한 것, 그것이 북한이 자랑하는 그 위대한(?) 보천보 전투와 무산전투이다.

이현희 교수의 지적이다.

『얕은 압록강을 넘어 잠깐 왔다 간 것이다. 우리 측 자료는 물론 중국, 일본 측 자료를 종합해 볼 때, 김일성이 항일(抗日)의식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이를 가지고 독립운동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

중공군에서 소련군으로 변신하는 김일성의 소위 항일투쟁은 북한정권 출범 이후 확대, 과장, 왜곡됐다.

동북항일연군 말단 소대장의 행적은 북한의 조선전사나 이나영의 조선민족해방투쟁사 등에서 잔뜩 부풀려지기 시작했다. 북한의 정사(正史) 조선전사는 33권으로 구성돼 있는데 16권 이후는 김일성의 문중(門中)역사로 기술해놨다. 가령 3·1운동은 평양지역에서 김일성이 주도했는데 8살 너무 어린 나이여서 3·1운동은 실패로 돌아갔다는 식이다. 같은 맥락에서 일제시대 김일성의 행적도 온갖 왜곡이 이뤄졌다.

북한식 김일성평가는 남한의 소위 민중사관론자들에게 무비판적으로 수용됐다. 남한의 민중사관론자들은 보수세력에 대한 반발로 사료(史料)에 대한 취사선택이나 비판 없이 북한식 평가를 받아들인 것이다. 「김일성장군의 항일투쟁이 냉전논리로 폄하됐다」는 식의 주장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일성을 독립운동가인 양 평가할 수 없는 것은 광복 이후 김일성의 반민족적 죄악상에 있다.

김일성은 45년부터 6·25이전까지 10월대구폭동, 조선정판사위폐사건, 여순반란사건, 제주4·3유혈폭동 등의 배후였다. 이것은 소련 스티코프 대장의 문서 등에 밝혀진 사실이다.

6·25에서는 수백만의 동족을 학살한 자가 김일성이다. 동족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이다. 여기에 숱한 납북자·국군포로, 반체제인사들에 대한 폭압, 그리고 아들 김정일 대에 이르러 KAL기 폭파, 울진삼척테러, 1·21청와대습격사건 등 테러행위에 이어 체제유지를 위해 200만에 달하는 주민들을 아사시켰다. 그런데도 이런 인물이 과연 독립운동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민족이 하나 되려면 역사가 하나 돼야 한다는 그럴싸한 논리가 횡행한다. 그러나 우리의 정통역사에 반해 북한의 역사는 「김일성역사」이다. 합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북한식 논리에 따라가다가 남한까지 빨갛게 물드는 것이 아닌가? 아고리안들은 대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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