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20대라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려 한다. 한 마디로, 20대는 언제나 새로운 세대 같으면서도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세대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적 인식이다. 20대는 비단 ‘G-세대’ 뿐 아니라 언제나 조금은 다 튀는 세대였다.

 획일화보다는 ‘나’의 차별성을 내세웠고, 권위(이래러, 저래라)에 저항하는 경향이 있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처럼 열정에 매몰되는 세대, 멀리 돌아다니고 싶어 하는 세대, 사랑과 연애를 윗세대보다 조금 씩은 더 밖으로 드러내 보이는 세대, 말하자면 언제나 다 'G-세대‘였던 셈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옛날의 20대는 가난했지만, 오늘의 20대는 그런 가난을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은 선진국은 경쟁의 대상이지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고 ‘자신’ 또는 ‘자만(?)’ 하는 것도 같다. 다만, 그 '자신'은 그들이 타고 난 천부적인 돌연 변이나 '롯또 당첨'이라기보다는, 선진국을 '선망' 했던 그들의 윗세대들이 겪은 피 터지는 악전고투의 DNA이자 전취물이라 해야 할 것 같다.   

 또, 옛날의 20대는 가난했는데도 인문 교양 등 고급문화에 대한 향수를 품고 학부 4년을 다닌 데 비해, 오늘의 20대는 가난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런 향수보다는 대중문화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20대가 갈수록 더 영글고 명민해지고 똑똑해지기는 하는 것 같기는 한데, 반면에 어딘가 좀 골이 비어가는 구석이 있지 않은가 하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그들에겐 갈수록 선전선동, 영상매체의 사기성, 인터넷의 '카더라' 루머, 대규모 쇼, 군중적 광분, 현혹적 이벤트가 더 잘 먹혀들어가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 점에선 오늘의 20대는 윗세대보다 더 잘 '나'를 잃고서 몰개성(沒個性)적으로, 비(非)개인주의적으로 대중조작에 우르르 휩쓸려 규격화 되고 전체주의화 하기 쉬을 것도 같다. 대체적인 인상론이지만.

 그러면서, 옛날이나 근래의 모든 20대는 거의 예외 없이 다 몇 해 뒤에는 기성사회(이래라, 저래라)의 하위급 종사자로, 냉혈적인 생업 현장으로, 기저귀 갈아대는 아담한 핵가족 현장으로 편입되게 된다. 나에게 언제 톡톡 튀는 20대가 있었느냐는 듯이. 기성세대와 별로 다를 것 없는 또 하나의 영악한 기성 직장인, 기성 가장(家長), 기성 브레드 위너(bread winner), 기성 주말외출(外出) 향유자로 낙착 된다고나 할까. 옛날에 비해 오히려 20대의 낭만, 열정, 이상 따위를 더 빨리, 더 간단히, 더 미련 없이 훌렁 집어던지는 게 오늘의 20대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다만 있다면 언제나 20대를 ‘천지창조 이래 처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새로운 인류 또는 외계인인양 상품화 하려는 미디어들이 있어 왔을 뿐.

류근일 2009/1/4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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