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으로부터 ‘2012년 한미연합사 해체’라는 크나큰 선물을 넘겨받고서 감격에 겨워하던 김정일 정권이 지난 달 초 또다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침략전쟁기구 한미연합사를 즉각 해체하라”며 촉구하고 나섰다.
 
북한 정권은 이미 60년대부터 미국의 증원 전력을 한반도 적화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로 판단하고 부산항을 통한 미국의 증원 전력을 저지할 목적으로 탄도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려왔다.
 
그러나 한미 동맹이 나날이 굳건해짐에 따라 무력 침공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그들은 전략을 바꿔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이름하에 한국 내 종북(從北) 세력의 확장을 도모했고, 드디어 친북 정권을 수립해 한미연합사 해체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핵실험을 통해 미국을 쥐락펴락하게 됨으로서 통미봉남의 종지부를 찍는데 이르렀다.
 
실로 반세기에 걸쳐 대(代)를 이어진 숙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북한 정권에게 있어 실로 제 눈을 의심케 하는 보고서 하나가 유엔(UN)에서 발표되었다.
 
유엔 산하 미래예측 프로그램인 유엔미래포럼(UN Future Forum)은 지난 달 발간한 ‘유엔미래보고서(State of the Future)’ 한글판에서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는 2012년이 바로 “북한 체제의 멸망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규정했다.
 
이 보고서에서 유엔미래포럼은 또 다른 보고서인 세계 인구이동 미래예측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의 국경이 허물어지고 노동, 행복, 교육을 위한 이동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로 밀려들어오는 시기인 2012년에는 하루에도 수백에서 수천 명의 북한 주민들이 남쪽으로 잠입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불과 3년 뒤인 2015년에는 무려 수백 만 명의 주민들이 탈북을 감행하는 재앙이 북한 정권에 닥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엔미래포럼은 이에 대한 근거로 “2010년 정보 공유화 시대에 이어 접속 평등화 시대가 열리면서 북한 주민들도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져 개개인 모두가 지식과 정보를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보의 공유화는 구글(Google)이나 유튜브(Youtube)와 같은 거대한 다국적 웹사이트를 통해 각종 정보들이 지구촌 인류 모두에게 제공되는 것을 의미하고, 접속의 평등화는 누구나 휴대전화 단말기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단 수 초 만에 손쉽게 정보의 바다에 접속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달 초 구글과 유튜브는 미 국무부가 주관한 국제 행사에서 북한인권 운동에 참여하기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재 북한 체제 내부에는 중국으로부터 밀수를 통해 쏟아져 들어 온 적지 않은 양의 외제(外製) 휴대전화가 보급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비록 최근 북한 정권이 이집트 통신회사와 합작으로 수 년 만에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비싼 가격과 가혹한 단속 때문에 정권이 제공하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엔미래포럼이 2010년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북한의 정보 공유화와 접속 평등화가 이미 현지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12년 북한 주민들의 대량 탈출은 북한 정권에 있어 이미 실체적 위협으로 근접해있는 것이다.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2010년 北의 정보공유화 시대 가능성]
 
그런데 유엔에 이어 미국도 2012년 북한의 급변사태를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모두 비밀(confidential)에 부쳐진 채 지난 주 미 국방부 펜타곤(Pentagon) 주요 관계자도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의 모 싱크탱크 기관 주최 ‘한반도 워게임(War game)’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에 넘겨진 직후인 2012년 4월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하면서 북한 난민들이 대거 중국으로 탈출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 시나리오는 최근 뇌졸중으로 인해 쓰러져 앞으로 수명이 수년을 넘기지 못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김정일 사망 이후 서북지역을 장악한 모 군벌(軍閥)이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을 막기 위해 유혈(流血) 저지 작전을 펼치다 중국 국경수비대원을 사살하는 실수를 저질러 격분한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동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는 차이뿐 2012년에 대량 탈북사태가 발생한다는 점은 유엔의 보고서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90년대 중반 북한 정권에 의해 명명된 이른바 제1차 ‘고난의 행군’ 시기 무려 3백만 명으로 추산되는 주민들이 꼼짝없이 앉아 아사(餓死)라는 비극을 맞이했던 것은 바로 ‘지식(knowledge)’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들은 ‘가는 길 힘들어도 웃으면서 가자’ ‘강성대국 건설’과 같은 북한 정권의 허황된 구호를 철썩 같이 믿고 있다가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후 북한은 변했다. 주민들은 살기 위해 정권의 피비린내 나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의 꽃인 ‘장사’를 시작했으며, 중국으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접하게 된 지식과 정보들을 밀수를 통해 다시 북한 내부로 들여보냈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한국드라마 DVD와 TV, 단파라디오 등의 밀수가 공공연히 행해졌으며, 주민들은 더 이상 북한 정권의 주장을 믿지 않게 되었다.
 
지식은 이미 정권의 통제를 벗어나 북한 전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으며, 유엔이 전망한 2010년 정보공유화 시대는 허황된 주장이 아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식의 공유화는 탈출이 아닌 혁명(Revolution)을 잉태할 것이다]
 
지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은 수년 후가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진실을 찾아 탈북을 감행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만도 이미 수 만 명에서 최대 수십 만 명으로 추산되는 탈북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1만 5천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이제 그들이 접한 지식을 단파라디오 등을 통해 다시 북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탈북한 주민들이 북한 내부에 지식을 전달하고, 그 지식을 전달받은 주민들이 다시 탈북하는 이러한 현상이 순환된다면 유엔이 예고한대로 북한은 거대한 변혁의 바람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바로 총칼로서 변혁을 일으켜 왔던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식이 변혁을 일으키게 되는 완벽히 새로운 시대(New Era)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과 한 민족으로서, 이러한 인류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작성할 공동 집필가의 역할을 맡게 될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유엔미래포럼은 보고서에서 “경기도와 강원도,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대규모 난민촌을 건설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대량 탈북은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인 ‘통일’이 아닌 또 다른 고통을 잉태할 뿐이다. 또 다른 민족의 분단을 낳을 뿐이다. 주변 강대국들의 개입 위험성을 낳을 뿐이다. 따라서 보다 원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대량 탈북에 대비한 난민촌의 건설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으로 무장된 북한 주민들이 탈출 대신 혁명(Revolution)을 선택하는 경우를 우리는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정보의 공유화와 접속의 평등화는 마치 우리가 지금 각종 포털사이트들이 제공하는 게시판 서비스를 통해 지식을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며 의기를 투합 하는 행위가 북한에서도 가능해짐을 말해준다. 곧, 규제와 억압이 가능한 입과 입을 통한 지식의 공유 대신, 규제와 억압이 불가능한 전파와 전기 신호를 통한 지식의 공유가 가능해짐을 시사한다. 
 
물론 북한 정권은 갖은 수단을 동원해 이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나설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비로소 우리가 맡아야 할 역할이 생겨나게 된다. 바로 북한 주민들이 아무런 방해 없이 자유롭게 지식을 공유하면서 북한의 미래를 그들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것이 자유 민주주의이고, 그것이 통일의 길이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동원해 지식 제공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여기에서 우리는 다양한 방안들을 취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동원하고 구글과 유튜브 등의 인터넷 기업들과 협력함으로서 북한 당국의 방해를 물리치고 지식을 지속적으로 북한 내부에 들여보낼 수 있다.
 
그리고 현재 10개의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마련하고 있는 미국 정부와 협력해 중국의 무력 개입을 견제하고,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강압적으로 몰수하려 한다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지(삐라) 풍선을 통해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전화와 단파라디오를 실어 보낼 수 있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식의 제공 확보와 아울러 한 민족인 남녘의 동포들이 그들을 잊지 않고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용기를 북돋워 주게 된다면, 북한 주민들은 탈출이 아닌 변혁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지식의 공유화로 인해 하나로 뭉치게 된 그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변화를 부르짖게 될 것이다. 곧 이어 인터넷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게 될 것이고, 성명서에서 그들은 북한의 민주화와 아울러 한민족의 통일을 천명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비로소 국제법적 근거를 확보한 채 북녘 동포들의 의지를 지지하기 위해 달려갈 것이다.

잠겨있던 빗장은 열리게 될 것이며, 북한 주민들은 지난 반세기동안 영유하지 못했던 지식의 바다를 헤엄치고 이를 흡수하며 민주화 혁명에 이어 엄청난 속도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혁명을 차례로 이룩해 나갈 것이다. 곧, 지식으로 시작되어 지식으로 종결되는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이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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