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주의적 대북정책에 내재된 모순은 김대중 좌익정권이 들어서자마자 현실화 되었다. 좌파정권이 "남북교류협력을 위해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햇볕정책을 펴자 이에 대해 지금까지 기능주의 對北정책을 펴왔던 보수주의자들은 반박할 논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기껏 반박한 논리가 대북관계에 있어서 상호주의와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기능주의 논리에 충실하자면 이러한 비판역시 크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하는데 상호주의니 대북지원의 투명성이니 하는 문제를 내세워 남북관계를 梗塞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남북관계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김정일 추종세력의 반박 앞에서 보수세력의 햇볕정책비판이 국민적 공감을 얻기는 어려웠다. 이렇게 되자 우선 대한민국 내부에서 김정일 내란집단에 동조하는 반역세력들을 제어할 수 있는 논리적 기초가 사라졌다. 과거에는 주한민군 철수, 국가보안법폐지,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면서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세력들을 국가보안법을 통해 처벌하거나 친북좌경으로 지목하여 공론의 장에서 배제해왔다. 그런데 햇볕정책 이후에는 그런 세력들이 국가정책에 부합하는 세력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북한에 대해 비판적이고 대한민국 체제를 옹호하고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하는 애국세력들이 反정부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안당국은 비록 집권세력의 직접적인 지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김정일 추종세력들을 제어할 논리적 기초가 사라졌기 때문에 대북세력들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좌파정권 10년 동안 국가정체성과 헌법을 중시하는 대찬사람들이 걸림돌로 경질되는 광경을 지켜보는 대한민국 사람들도 속수무책임에는 마찬가지상황이었다.

이런 일이 쌓여가고 김정일 추종정권의 김정일 이미지 再구축작업이 추진되면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점차 김정일 독재에 대해 무뎌져가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김정일에 대한 호칭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호칭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김일성. 김정일이란 이름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최고의 경멸의 대상이었다. 당연히 그 두 사람의 이름 뒤에는 놈자를 붙여 거명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젠 공공연히 김일성주석이요 김정일 위원장이다. 라디오에서 일반인 들을 인터뷰라도 하게 되면 곧바로 김정일 위원장님이라고 칭한다. 2008년 무더위 속에서도 남한의 김정일 추종자들은 촛불을 치켜들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님 만세'는 계속 되고 있다.

김일성은 죽은 후에도 이상하게 김일성주석으로 우리 언론에서 표기되고 있다. 6.25를 일으킨 戰犯이며 숱한 테러를 통해 대한민국사람들을 죽이고 북한사람들을 노예로 부린 김일성에게 꼬박 꼬박 '주석'이라는 직함을 붙여주는 것도 해괴하지만, 김일성이 죽은 지 12년이 넘었는데도 김일성 前수석이 아니고 김일성주석이라 하는 것은 더욱 해괴한 일이다. 이는 김정일이 김일성을, 그 후광을 이용하기위해 '북한의 영원한 주석'으로 선포한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을 추종하는 언론매체 뿐만 아니라 조선,동아같은 보수언론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히틀러를 히틀러총통이라 부르고, 스탈린을 스탈린대원수라고 꼬박 꼬박 부르는 사람이나 언론사가 있다면 그들은 그 나라와 국제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게 될까?

<길은 외줄기 북한해방! 그 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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