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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김정일이 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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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선박으로 국적 세탁' 북한의 화학무기 수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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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인도양의 세이셸(Seychelles) 군도 북서쪽 320km 지점 해역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외국 선박 납치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이번 사건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케냐 몸바사로 향하던 도중 피랍된 버진아일랜드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 ‘테레사8호’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28명의 북한 선원과 아직 용도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화학물질 2만2,300톤이 함께 실려 있었던 것이다.
모든 노동력을 정권이 통제하는 특성상 북한에서는 주민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외국 선박에 승선해 노동력을 팔고 임금을 얻는 행위가 불가능하다. 해외에 파견되는 노동력은 모두 정권의 지시 하에 이루어진다. 따라서 테레사8호에 승선하고 있던 북한 선원들도 정권에 의해 파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단 한 개의 선박을 위해 28명에 이르는 인원을 대거 투입했다는 것은 선박에 실린 화학물질이 북한 정권에게 있어서 대단히 소중한 물건이라는 것을 뜻한다.
왜 이 화학물질이 북한 수뇌부에게 있어서 그토록 중요한 물건인가? 이는 북한이 세계 최대 수준의 화학무기 생산지인 동시에 외화획득의 대부분을 무기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될 수 있다.
지난달 5일 실시된 국방부 및 합참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방부가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최대 5천 톤 규모로 추정되는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60년대부터 생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북한은 신경, 수포, 혈액, 질식, 최루 및 구토작용제와 같은 화학무기 약 2,500~5,000톤을 여러 개의 시설에 분산저장하고 있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앞서 2007년 미국 LA타임스가 발행하는 권위 있는 과학기술 전문지인 포퓰러 미캐닉스(Popular Mechanics)도 미 행정부의 정보 보고서 등을 인용해 5기계공업총국 주도로 전역에 분산된 공장 12곳에서 총 5천 톤의 화학무기가 생산되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독재에 필요한 수령경제의 대부분을 무기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적지 않은 국가들이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으며 크고 작은 유혈분쟁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는 북한의 주요 무기수출 시장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불법행위 때문에 유엔안보리는 2006년과 올 해 등 두 차례에 걸쳐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따라서 최근 소말리아 해적의 수중에 들어간 화학물질도 산업에 쓰이는 원료가 아니라 아프리카에 수출하기 위한 화학무기 제조 원료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화학무기는 유엔총회를 거쳐 97년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의해 개발과 사용, 그리고 확산이 금지된 무기로서, 회원국 중 위반 혐의가 있는 국가는 강제사찰을 받을 의무가 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도 협약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이후 외국 선박에서만 수출무기 적발돼.. 최근 피랍된 선박과 수법 유사]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버진아일랜드 선적 운반선이 북한의 수출용 화학무기를 싣고 있었을 가능성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이후 외국 선박만을 통해 무기를 수출해 온 북한의 행적에서도 높아진다.
2006년과 올 해에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국제사회는 본격적인 무기수출 통제에 착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유독 외국 선박에서만 북한의 수출무기가 적발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2006년 10월 홍콩 당국이 억류해 조사한 북한선박 강남1호와 올해 8월 인도 당국이 나포해 조사한 MV무산호에서는 무기가 적발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우리 정부가 부산항에서 검색한 파나마 선적 화물선의 컨테이너 4개와 8월 아랍에미리트연방(UAE)이 억류한 호주 선적 화물선에서 각각 북한과 관련된 화학 방호복과 다량의 화기(火器)가 발견되었다.
북한은 이처럼 외국 선박을 동원하는 수법으로 은밀하게 무기를 수출하면서 한 발 더 나아가 자국 선박을 국제사회의 감시를 교란하기 위한 미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제3국으로 향하던 북한 선박 강남1호는 미 해군 함정의 추적이 따라붙자 베트남 동쪽 남(南)중국해까지 항해한 뒤 갑자기 항로를 변경, 북한으로 되돌아가 서해 남포항에 귀항했다.
약 20일 간의 오랜 추적 끝에 미 해군이 얻은 결론은 아무 것도 없었으며, 시간만 낭비한 이 기간 동안 국제사회가 다른 의심 선박을 추적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외국 선박을 통한 북한의 화학무기 수출 가능성과 관련해 14일 일본 요미우리(読売) 신문도 단독 입수한 유엔안보리 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그룹의 중간보고서를 인용해 안보리가 지난 6월 북한 내 8개 단체와 개인 5명을 제재대상으로 결정하자 북한이 다른 단체와 인물을 통해 대량살상무기(WMD)를 지속적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이러한 수법은 현재까지는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 당국에 억류된 선박의 소유주인 호주의 운송업체 ‘ANL 오스트레일리아’는 고객인 북한과 관련된 그 어떤 사항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는 자사 사업개발 매니저를 통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만약 북한이 이와 같은 수법을 지속적으로 동원해 각종 화기는 물론 화학무기와 같은 WMD를 전 세계에 확산시킨다면 이는 국제안보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크고 작은 내전이 항상 진행 중인 아프리카는 국제 무기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지역인 특성상 음성적 거래 또한 빈번하며, 때문에 무기에 목말라 있는 각종 테러단체와 중소국가들의 활동처가 되고 있다. 적지 않은 국가들이 이슬람을 추종하고 있다는 점에서 9.11 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Al-Qaeda)의 활동 또한 활발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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