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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중심 급부상과 함께 '막장' 치닫는 北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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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서해해전, 당(黨)과 마찰 빚던 군부(軍部)의 단독소행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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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서해해전의 총성이 울렸다.
김장수 전 국방장관이 서해상 교전 발생 가능성을 경고한지 약 2년만이며, 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1차 접촉이 결렬되었다는 보도가 나온지 하루만이다.
10일 오전 11시 28분경 백령도와 인접한 서해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이번 해전은 1~2차 서해해전과 마찬가지로 북한 해군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으로 시작되었다.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남하하던 경비정은 우리 해군의 격파사격에 대응사격을 가했으며, 결국 반파(半破)되어 퇴각했다. 우리 측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연평도 대신 백령도와 인접한 대청도를 공격 타겟으로 삼은 것은 이 지역 전역이 장산곶과 옹진반도, 기린도에 배치된 4군단 휘하 100~130mm 해안포 부대의 포격 범위에 포함되고 있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소위 ‘해빙무드’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1~2차 서해해전에 비해 강도가 높은 도발을 일으킨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남북 해빙무드는 물론 미북(美北) 양자회담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버릴 수 있는 강도 높은 도발을 일으켰을까?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도발을 북한의 요구에 대한 한미 양 국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스처로 보지만 올 해 들어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온 이상 폭주(暴走)는 이러한 주장을 무색케 한다.
지난 9월 북한은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된지 불과 며칠 만에 황강댐을 방류해 우리 국민 여섯 명을 살해했다. 비록 한 달 뒤에야 “댐 수위 조절을 위한 방류였다”고 해명했지만 ‘책임있는 당국’의 충분한 설명과 사과라는 통일부의 요청은 끝내 묵살했다.
또 10월에는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5발을 연속 발사한지 하루 만에 임진강 수해 방지를 위한 실무회담과 적십자 실무접촉 개최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유화적 입장을 취한 뒤 일정 기간 협상하다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때 도발을 일으키는 과정을 반복하던 과거와는 달리 근래에는 마치 스스로의 유화적 입장에 불만을 품고 찬물을 끼얹으려는 듯한 패턴으로 도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대화 가능성이라는 해빙무드 가운데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3차 서해해전 또한 이러한 ‘이상 폭주’의 일환이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유화세력에 대한 군부의 제동”]
그런데 북한의 이상 폭주는 김정일의 의지가 아니라 올해 초 헌법개정에서 단행된 국방위원장의 최고지도자 격상과 함께 체제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게 된 군부(軍部)의 단독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김정일의 대외협상을 위한 전략적 도발이 아니라 군부에 의한, 도발 그 자체가 목적인 무차별 폭주라는 것이다.
군부가 단독으로 폭주를 감행하는 이유는 무력을 중시하는 군부의 특성과 군부와 당(黨) 인사들 간의 오랜 불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군부의 무력중시 성향은 다음과 같은 실례에서 드러난다.
김정일 건강악화 이후 체제의 전면에 나서게 된 군부는 금강산에서 관광객 故 박왕자 씨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했으며, 인민군 총참모부를 통해 대남 전면대결을 선언하는 한편 개성공단에서는 국방위원회 직속 현직 장성을 파견해 철수를 종용했다.
또 황강댐 방류 사건 당시에는 우리 국민 여섯 명을 사살했으며, 단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유사시 한미 연합군의 주요 상륙지인 동해상을 발사 장소로 선택해 한미 양 국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금강산과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협력을 전면 거부하고 오로지 무력으로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의사를 분명히 표시한 것이다.
황강댐 방류사건 당시 북한문제 전문가인 남주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대로는 남조선에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는 군부의 오기가 작동한 것”이라고 추정하며 무력을 중시하는 군부의 성향을 지적했다.
유화정책을 주도하는 당과 무력을 중시하는 군부의 불화는 전문가의 분석과 증언에서 나타난다.
황강댐 사건 당시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유화세력에 대한) 강경 군부세력의 딴죽 걸기 측면이 엿보인다”고 분석했으며,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인민무력부장으로서 현재 북한군을 통솔하고 있는 김영춘에 대해 당 인사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는’ 인물로 평가했다.
이 같은 군부의 단독 폭주가 가능한 이유에는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김정일과 이로 인한 권력누수(lame duck), 군부의 지지를 받아 온 김정은의 체제 장악이 큰 몫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의 뇌졸중 후유증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김정은은 이미 오래전부터 리용철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현재 권력의 핵심에 있는 군부 인사들의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에 정통한 중국 소식통은 최근 노동당 관계자를 인용해 군부의 지지를 받아 온 김정은이 조직지도부를 통해 이미 북한의 최고 직책 중 하나인 인민군 최고사령관직을 인수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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