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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인명사전이라는 책이 나왔다. 이런 식이라면 친미 인명사전도 나올 판이다. 친일을 매도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친일=친미로 연결시켜서 대한민국을 온통 ‘반민족’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대한민국은 식민지라는 사관(史觀)인 셈이다.
그렇다면 친북 인명사전도 만들어야 한다. 우리 현대사에는 남노당, 김일성-김정일과의 합작론자, 대법원에서 반국가단체, 이적단체로 판결 받았으면서도 재심에 의한 무죄 판결도 없이 ‘민주화 유공자’로 둔갑한 부류도 있었다. 친일만 매국이고 이런 부류는 애국인가?
친중 인명사전도 만들 법 하다. 명 나라가 망한 뒤에도 명 나라를 천조(天朝)라 하고 조선을 소중화(小中華)라 자임한 조선조 선비들이 아마 다 망라될 것이다. 인조 대왕도 삼전도에서 청태종과 군신(君臣) 관계를 맺었으니 그 역시 매국노로 전향했다 해야 할 것인가? 친일 인명사전 만든 사람들의 대답을 들어보고 싶다. 친일만 안 되고 친중은 괜찮은가?
고종(高宗)은 한 때 러시아 공사관에 들어가 살았다. 이 때의 그는 친로(親露)파였나? 그렇다면 고종도 친로 인명사전 만들어 넣어야 하나? 고종은 훗날 '불가항력'으로 '한일합방'에 밀렸다. 그러나 ‘불가항력’이라도 기록상의 책임은 져야 한다. 어쨌거나 그는 최고통치자로서 나라를 지키지 못한 것 아닌가? 그런데 욕은 그보다 훨씬 계급 낮은 사람들만 먹고 있다. 사실은 조선왕조와 그 황제라는 사람이 통째로 욕을 뒤집어 써야 할 것 같은데...
박정희 중위는 명단에 올리고 거물 여운형은 빼주고,,,,입맛대로군...
류근일 2009/11/9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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