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프레스센터에서 '반인도범죄 근절을 위한 국제인권세미나 및 인권유린 증언대회'가 열렸다. 김정일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재소하기 위해 가진 이번 행사는 인권세미나와 인권유린 증언대회로 구성됐다. 그중 인권유린 증언대회에서 발언을 한 이경희씨의 증언을 소개한다. 이경희씨는 서해함대 소속 해군 대위출신이다. 그녀는 중국 공안에 체포된 후 북송되었는데, 당시 임신 10개월이었다. 군인 출신이 탈북해 중국인과 결혼한 후 중국인의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더 큰 학대와 고문을 받았고, 수용소에서 아기 또한 잃었다.

다음 내용은 이경희씨의 증언 내용을 옮긴 것이다.

 저는 2004년도에 돈을 벌기위해 중국으로 팔려갔습니다. 1년 동안 국적과 말을 모른다는 조건으로 산 밑에 숨어 인삼밭에서 일하던 중 조선족의 도움으로 조선족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그는 장애인이었습니다. 그는 석탄 장사를 하며 고생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길림성 통화시에 주몽이라는 옛날 왕의 묘를 관광 온 한국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한국 분은 제게 옷 한 벌을 주었습니다. 그 옷을 입고 같이 탈북 했던 동료에게 옷을 자랑했는데, 그 친구는 그 날 공안에 체포되었습니다. 그런데 공안은 체포된 제 동료에게 북한 탈북자를 알려주면 석방해준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그 동료는 저를 고발했습니다. 저는 임신 10개월 상태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되었습니다.

체포된 후 저는 북한에서 군 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북한의 자강도 남포 숙영소(정치범수용소로 보내기 전까지 가두어두는 감옥)로 가게 되었습니다. 통상 열흘 간 심문을 하는데, 저는 임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군 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한 달 동안 심문을 받았습니다. 심문 받는 기간 중 화장실에서 대변을 볼 때 소리가 나지 않으면 안전원이 들어와 저를 때렸습니다. "왜 때리느냐"고 묻자 안전원은 "북한주민이 탈북을 한 후 북한으로 다시 잡혀 들어갈 때 돈을 먹고 간다"며 대변소리가 나지 않으면 먹고 간 돈이 나왔다는 구실로 모진 매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심문 과정에서 제게 중국인의 아이를 가졌다는 죄로 "중국놈 새끼 아이를 뱄기 때문에 북한에서 살 권리를 박탈하겠다"고 했습니다. 감옥에선 뒷짐을 지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꽃보기'라고 하는데, 임신 10개월 상태였지만 그것을 하루에 100 개씩 시켰습니다. 그것을 다 못 할 경우엔 보안원이 발로 엉치와 다리를 찼습니다. 온 몸에 멍이 들자 여기서 더는 심문해선 안 되겠다고 판단을 했는지 정치범 숙영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재판도 없이 6년이라는 징역을 언도 받았습니다.

저는 12월 2일 날 정치범 숙영소에 왔고 12월 29일 아이를 낳았습니다. 자강도 남포라는 곳은 산골이기에 겨울엔 나무끌기를 하는데, 나무끌기를 잘 못한다고 하여 감시원이 제 엉치를 찼습니다. 그로인해 제 양수가 터져 아이를 낳게 되었습니다. 아기 때문에 아파하자 감시원은 제가 꾀병을 부리는 것이라며 죄인들을 시켜 저를 개처럼 끌고 병원 문 앞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그리곤 제게 "오늘 아이가 안 나오면, 꾀병이면 죽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제게 병원 안도 아닌, 병원 밖에서 아이를 낳으라며 제 바지를 벗겼습니다. 아기의 머리가 나오자 아이를 들어 병원의 수술실도 아닌 찬 대기실에 놓았습니다. 그 아기는 딸이었습니다. 저는 아기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보자며 애원했지만 보안원은 제게 "중국놈 새끼 아이이기 때문에 봐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지도 입지 못 한 상태에서 무릎 꿇고 아이의 얼굴을 한 번만 보여 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그러자 보안원은 아이를 보게 해달라는 말을 한다는 죄로 또 다시 저를 때렸습니다. 이마에는 흉터가 아직까지 남아있고, 어금니는 6개가 빠졌습니다. 보안원은 제게 그 아이를 제 손으로 뒤집어 죽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못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보안원은 제게 옷도 못 입은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100 개를 시켰습니다. 저는 그 당시 너무나 힘들어 아이를 죽이겠다하고 아이를 뒤집어엎었습니다. 그 대신 한 가지 소원을 부탁드린다며 엄마 옷을 한 벌이라도 아이에게 감싸주면 안 되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말을 했다는 죄로 또 보안원은 조그마한 도끼로 제 이마를 내리쳤고, 저는 기절했습니다. 다시 정신이 든 후 아기를 보니 아기는 숨이 못 넘어간 상태로 울고 있었습니다. 저는 무릎이 꿇린 상태에서 다시 숙영소로 끌려왔고 그렇게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난 후 제가 다시 방으로 들어왔을 때 같이 방을 쓰던 12명이 전부 울자 그 죄로 30 알 주던 강냉이도 받지 못 해 하루 종일 굶다가 밖으로 나와 노란 고추 잎사귀를 먹었습니다. 다시 방으로 들어와 12명이 밤새 벽을 뚫었습니다. 북한의 감옥은 벽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블록으로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한 장을 빼면 머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12명이 순서대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러나 높은 담장을 넘을 수 없어 다시 담장 밑에 땅을 파서 탈출했습니다. 제 뒤에 영양실조로 잘 뛰지 못하는 친구 2명은 그 자리에서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옷도 못 입은 상태에서 다시 탈북해 중국을 거쳐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중국에는 저와 같이 가슴 아픈 상처를 가진 탈북자들이 많습니다. 탈북자를 위한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주시고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