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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美국무 '북핵 대응원칙'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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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1일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는 관계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등 북핵 대응원칙을 표명하면서 유화 분위기를 타고 있는 북핵 국면에 미묘한 파장을 드리우고 있다.
지금껏 오바마 행정부가 언급해온 북핵 대응기조를 재정리한 형식이지만 북.미대화 결정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그것도 강경한 어조를 동원해 북핵 대응원칙을 조목조목 언급하고 나선 것은 예사롭지 않다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클린턴 장관이 제시한 북핵 대응원칙은 크게 세가지로 압축된다.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북한과의 양자대화가 준비돼있고 ▲북한의 협상장 복귀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검증가능하고 비가역적인 조치가 있어야 제제가 풀릴 수 있으며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는 결코 관계정상화가 없다는 것이다.
그의 이번 언급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며 군불을 지펴오던 미 당국자들의 발언과는 분명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북한이 원하는 대로 순순히 대화에 응하지만은 않겠다는 뉘앙스가 강하게 묻어나온다는 게 소식통들의 얘기다.
외교가에서는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입장표명이 복합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무엇보다 북.미대화를 통해 판세를 일거에 반전시키려는 북한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는 최근 전방위적으로 대미, 대중, 대남, 대일 유화공세를 전개하는 북한의 움직임이 핵 문제에 대한 ’근본적 변화’라기 보다는 제재를 모면하려는 ’전술적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상황인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관측통들의 해석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이 이번 양자대화에서 핵 폐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은 채 관계 정상화나 제재 해제와 같은 ’선물’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전에 쐐기를 박아두려는 차원에서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관계정상화 문제를 언급한 대목은 이번 양자대화를 ’포괄적 패키지’가 오가는 ’통 큰 거래’의 담판장이 아니라 6자회담 복귀를 견인해내는 제한적 의미로 다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협상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강.온 양면책’을 펴는 북한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두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추후 북.미대화가 성과없이 결렬될 경우 그 책임 소재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최근 북.미대화의 조건을 둘러싼 북.미간 물밑교섭이 순탄치 않음을 반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이 분명한 어조로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북한은 양자대화를 통해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면 이를 명분으로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주장해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그런 한편으로 클린턴 장관의 언급은 북.미대화를 바라보는 미국 행정부 내부의 미묘한 시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풀이도 대두되고 있다.
최근 공화당은 물론 행정부 일각에서 북.미대화의 효용성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제기됨에 따라 ’속도조절’을 꾀하려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22일 “미 행정부 내에서는 섣불리 북.미대화에 나섰다가 아무것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대화는 하겠지만 그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핵 문제에 대한 미 행정부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핵과 ’패키지’로 엮여있는 이란 핵문제가 당장 ’발등의 불’로 급부상함에 따라 미국이 북핵 문제에는 시간을 두고 접근하려는 것 아니냐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내주 동북아시아 협력대화(NEACD)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있는 북.미간 실무접촉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단계에서 ’판’ 자체가 깨질 가능성은 없지만 북한의 대응에 따라서는 북.미대화의 시기가 더 늦어지거나 의미와 내용이 축소된 형태로 열릴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3일께 미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의 ’방미 보따리’에 외교가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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