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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 묻혀 죽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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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 세계가 쓰레기에 파묻혀 숨도 쉬지 못하게 되는 세상이 멀지 않은 듯합니다. 옛날 우리가 어렸을 그 시절만 하여도 집집마다 뜨물항아리가 있었고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는 거기에다 모아 두었다가 1주일에 한두 번, 돼지 치는 사람이 와서는 그 뜨물을 몇 전 주고 사가는 판이었습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개인의 집은 물론 전국 41만 5268개의 음식점에서 쏟아져 나오는 음식 쓰레기는 년 간 15조원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한심하다 못해 처량하게 느껴집니다. 한국음식업중앙회에서는 음식 쓰레기를 완전히 없애자는 취지에서 “남은 음식 제로” 운동을 시작하였다고 전해집니다. 훌륭한 운동일 뿐 아니라 적절한 운동입니다. 한국이 새로 등장하는 태평양의 새 시대의 주역이 돼야 한다면, 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 이런 운동이 한국 땅에서 시작되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고 느껴집니다.
영국시인 윌리암 워즈위스의 시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 (Plain living and high thinking)”라는 한 마디입니다. 한국 땅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적게 먹고 적게 쓰는 운동은 마땅히 시작돼야 합니다. 그리고 그 운동이 한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확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건 태평양의 새 시대에는 중국이 못하는 일, 일본이 못하는 일을 한국이 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이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도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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