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괄타결(一括妥結)’ 구상을 발표하였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중대한 제안을 할 때 왜 꼭 외국에 나가서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하여간 이명박 대통령도 미국에서 이 일괄타결 방안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구상은 과거 친북좌파 정권의 구상과 비교할 때 형식은 변하였지만 내용은 변한 것이 없다. 결국 악마와 검은 거래를 하자는 것과 다름 없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뉴욕에서 공식화한 북핵 일괄타결(grand bargain)방안은 과거의 패키지 딜(package deal)과는 다르다고 말하였다. 과거 패키지 딜이 부분적, 단계적 협상전략이었다면 일괄 타결은 '원 샷(one shot) 딜'이라고 한다. 단계적이든 일괄타결이든 문제가 되는 것은 종착점이다. 결국 어디로 가고자 하는냐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거 김대중이나 노무현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유는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미국의 적대정책이란 바로 한미동맹을 의미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 말은 곧 한미동맹을 무너뜨려야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아가 주한미군이 철수하여야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김정일 체제를 보장한다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고 하였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와는 다른 것처럼 제안한 일괄타결 구상은 단계적이냐 또는 청와대에서 말하는 대로 ‘원 샷’이냐의 차이를 제외하면 다른 점이 없다. 바로 김대중이나 노무현이 요구한 내용 그대로다. 북핵과 체제보장을 바꾸자는 것이다.

북한의 체제보장은 다름 아닌 김정일의 공산군사독재정권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우선 김정일 체제의 보장은 국토의 영구분단을 의미한다. 자유통일을 추진하여야 할 의무를 대통령은 지고 있다. 그 헌법적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둘째 북한동포를 포기하는 것이다. 김정일의 군사독재체제 아래 기본적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북한동포를 하루 빨리 김정일의 독재체제로부터 해방시켜야 함에도 이를 포기하는 것이다.

셋째 김정일의 공산군사독재체제를 인정하는 것은 도덕적 정당성이 없다. 불의와 타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모든 문제의 근원이 김정일 자신이며 그의 공산군사독재체제인데 그것을 그대로 놔 둔다면 북핵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의 근원적 처방을 위해서는 김정일 체제가 붕괴되어야 한다. 따라서 김정일 체제 보장을 댓가로 제공하는 일괄타결 구상은 악마와의 편의적 거래일 뿐 문제의 해결은 될 수 없다.

김정일이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하는 주된 이유가 미국과의 핵협상을 통해 한국을 적화통일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을 유명환 외통부 장관이 밝혔다. 그럼에도 단순히 북핵과 체제보장을 바꾸겠다고 나선 것은 어딘가 맞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만 바꾼 일괄타결 구상은 사실상 김대중이나 노무현이 추진하던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이를 두고 볼 때 청와대 안에 김대중 노무현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친북좌파 인사가 숨어있음을 짐작케 한다. '패키지 딜‘을 ’원샷 딜‘이라고 이름만 바꾸고 내용은 체제보장이라는 동일한 것으로 채운 명백한 반역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체제보장은 곧 국토의 영구분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묘한 말장난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내용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과거 친북좌파정권에서 보수우파 정권으로 정권이 바뀐 것을 외면하는 청와대 내의 친북좌파세력에 대해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국민이 변화를 요구함에도 국정철학의 변화를 거부하는 친북좌파세력을 색출해서 배제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도실용이라는 이름으로 김대중 노무현의 대북정책을 그대로 실행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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