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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조된 필로폰은 1g당 북한 돈으로 약 5~7만원에 거래되며, 각 조직들은 남한처럼 지역 쟁탈을 위해 폭력을 동원하는 대신 전화통화로 서로 연계해 가격을 담합하는 치밀함까지 보인다. 때문에 한 지역에서 가격이 오르면 다른 지역의 필로폰도 비슷한 가격으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
뇌물을 이용해 국경경비대의 단속을 피하고 인력(人力)에 의존해 강을 건너 중국으로 밀수된 필로폰은 1g당 중국 돈으로 약 120위안(한화 약 2만원)의 가격에 중간상(商)에게로 넘겨지며, 조선족 밀집 지역이자 한국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의 노래방 등지에서 품질에 따라 중국 돈 약 320~500위안에 팔려 나간다.
중국으로의 밀수는 주로 두만강 일대에서 1회 당 0.5~2kg 규모로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밀수를 단속해야 할 공안(公安)도 뇌물로 연루된다. 때문에 중국정부가 거의 매년 북한에 단속요청을 통지하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북한산 필로폰은 중국을 거쳐 남한에 들어오기도 한다. 자세한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불법 밀수된 필로폰은 대략 20배 정도 가까이 가격이 올라 국내에서 유통된다.
중국이나 남한 등지로 유입되는 필로폰은 자국 공권력의 강력한 단속으로 인해 확산이 방지되고 있지만, 정권이 앞장서서 마약을 제조할 정도로 위에서부터 썩어 무너져 내리고 있는 북한은 그러하지 못하다. 북한 내부의 마약유통 실태는 참담함을 넘어 끔찍함 그 자체이다.
김 씨는 현재 북한의 필로폰 인구를 전체(약 2천4백만 명)의 30~35% 가량으로 예상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필로폰 중독 인구는 10대 소년에서부터 80대 노인까지 가릴 것 없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성매매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여성층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또 시골보다 도시에 집중되고 있다.
필로폰의 유통 증가에 따른 각종 폐해도 속출한다.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한 번 필로폰을 접한 사람은 대부분 중독자로 전락하며, 이들은 필로폰 구입 자금 마련을 위해 강도를 하거나 집을 팔아버리는 무모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명절 선물도 필로폰으로 바뀌었을 정도이다.
북한의 심각한 필로폰 실태에 대해 다른 탈북자도 같은 증언을 내놓았다.
중국에서 5년간 탈북 브로커로 일한 청진 출신의 박OO(男. 가명)씨에 의하면 북한주민들은 지병으로 인한 통증을 억누르거나 졸음을 쫓기 위한 용도로도 필로폰을 흡입한다. 통증이 억제되고 2~3일간 잠을 자지 않아도 되지만 부작용이 대단해 환각에서 깨어난 이후에는 내장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몰려온다.
마약 중독자들은 일반인과 달리 겉모습만으로도 확연히 구분된다.
약한 불로 녹이는 필로폰에서 발생한 연기를 종이 대롱으로 흡입하거나, 혈관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필로폰에 중독이 된 사람은 점차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고 동공이 풀리며 신체가 비정상적으로 말라가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장기 흡입하게 되면 평시에도 심각한 환각 증세를 보여 살인과 같은 중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며, 각종 유해성분이 신체에 쌓이게 되어 결국에는 거의 대부분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체포된 마약사범들을 말 한마디로 석방한 金正日]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정권은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남한의 경찰청에 해당되는 인민보안성은 북한 전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는 필로폰 중독 인구에 뒤늦게 위협을 느끼고 지난 2006년 3월 1일 ‘불법적인 마약거래 행위로 경제발전과 국방력강화를 저해하는 반국가적 파괴행위’에 대한 6개 항으로 된 포고문을 발표하고 단속에 돌입했다.
당국은 포고문에서 마약거래 행위자를 사형에 처하고 그 가족까지 지방으로 추방할 뜻을 밝히는 등 자못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또 실제로 감옥 수감자의 대부분이 마약 범죄자일 정도로 단속에도 열을 올렸으나, 결국에는 단속원들까지 도리어 마약에 중독되는 지경에 이르러 지금은 사실상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씨에 따르면 북한의 필로폰 중독 현상은 비밀경찰 조직인 보위부 소속 요원들과 보안원(경찰), 그리고 당(黨)과 행정기관의 고위층과 심지어 군(軍)에까지도 만연해있다.
단속으로 붙잡은 사람에게 석방의 대가로 현금이나 담배 등의 뇌물을 요구하던 과거와 달리 보위부 요원 및 보안원들도 ‘머리가 아프니 약을 가져오라’는 식으로 필로폰을 요구하고 있으며, 무상으로 필로폰을 얻을 수 있는 탓에 사실상 검거를 하지 않고 있다.
또 필로폰의 중국 밀수로 상시 마약조직과 접촉하는 국경경비대도 필로폰 판매대금의 20%를 도강비(渡江費)로 요구하는 것을 넘어 군관(장교)과 하전사(하사관과 병사), 특히 소대장 및 중대장 급을 중심으로 필로폰 흡입이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은 북한정권의 책임이 크다.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마약을 제조해 밀수로 유흥비를 벌어들이던 김정일은 2006년 함흥지구 현지지도 당시 필로폰을 제조해 유통시키다 적발되어 구류 중이던 함흥화학공대 교수들을 “오죽했으면 그랬겠나”라는 말 한마디로 모두 석방시켰다. 마약의 확산을 사실상 허용한 것이다.
국제사회를 상대로 정권에 의해 시작된 ‘백(白)색테러’는 이제 북한 내부마저 걷잡을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몰고 가고 있다.
필로폰 흡입에 사용되는 유리로 만든 휴대용 공구가 북한 돈 1만~1만5천원 사이에서 장마당의 판매대에 버젓이 올려지고 있는 오늘 날의 현실은 더 이상 끝을 찾아볼 수 없는 절벽을 향해 치닫고 있는 북한의 실태를 반영하고 있다.
북한이 마약으로 뒤덮인다! (上)
[동영상]北필로폰 흡인실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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