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은 유사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치범수용소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영원히 감추기 위해 30만 정치범들을 한 명도 남김없이 전원 사살할 것이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관계자로 근무하다 탈출한 한 탈북자에 의해 21세기 북한판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충격적인 실체가 전격 폭로되었다.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가진 북한인권 단체인 자유북한캠페인의 안명철 대표는 이 날 함께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단체의 창립 의의를 설명하던 도중 북한 정권이 유사시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정치범 30만 명을 전원 사살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22호 정치범수용소 완전통제구역의 경비대원 출신의 탈북자인 안 대표는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정치범의 수는 30만 명으로서 이 중 전체의 90%가 완전통제구역에 갇혀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리고 “김정일 신변 이상설이 불거지고 있는 지금 30만 정치범들의 목숨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정치범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는 것과 관련해 “지난 5월 중국 비밀문서에 의해 북한의 산간오지에 농장관리소라고 하는 정치범수용소가 존재하고 있고 여기에 30만 명이 갇혀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며 “수용소에서 출생해 탈출한 산 증인들도 있다”고 반박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혁명화 구역과 완전통제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혁명화 구역은 그나마 석방의 희망이 조금이라도 존재하는 곳이지만 완전통제구역은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살아나올 수 없는 곳으로서 그 곳에 수용된 사람들은 북한의 인구통계에도 포함되지 않는 ‘유령’같은 존재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정치범 대부분은 연좌제에 걸려 어느 날 갑자기 재판도 없이 끌려와 3~4대가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유사시 증거 인멸을 위해 이들을 모두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북한 정권에 맞서기 위해 단체를 출범시키게 되었다”고 밝혔다.
 
30만 명에 이르는 정치범들이 대를 이어 갇힌 채 참혹한 인권유린 앞에 방치되어 있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체는 20년 동안 수감되었다 탈출에 성공해 이 날 증언자로 나선 탈북자 임경식(가명)씨에 의해 보다 생생히 드러났다.
 
국군포로의 아들이라는 낙인이 찍혀 지금까지 알려진 14호와 22호 수용소와는 달리 줄곧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평남 개천 소재 ‘18호’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2003년 말 탈북하기까지 약 20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임 씨는 18호 수용소의 지도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18호 수용소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그는 18호 수용소의 위치를 지도에서 가리킨 뒤 “여기가 수용자들이 사는 마을이다”며 “내가 있을 당시 이곳은 10만 명(이 거주하는) 군보다 더 크다고 들었으며 그 안에 역이 7개, 학교가 8개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탄광 철길에서 북창 화력 발전소로 탄을 실어 나르는 대동강 옆 섬에서는 공개처형이 실시되었다”며 “연말이면 15명에서 20명씩 해마다 죽었다”고 덧붙였다.
 
임 씨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의 실상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 다닐 당시 교사들은 항상 ‘너희는 너희 부모 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 것이므로 너희들이 부모 대신 여기에서 죄 값을 치러야한다’며 훈계해 자라면서 부모님에 대한 증오심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며 수용소 생활 당시 친구가 노쇠한 어머니를 묶어 관 속에 넣어 묻어버린 끔찍한 사건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이어 “수용소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관리소에 있다는 표식을 찍기 위해 인두로 배가 지져지는 고문을 당해야 했다”며 “이 자국은 나와 동생은 물론 같은 학급 아이들이 모두 가지고 있다”고 아동에 대한 고문 실태가 심각함을 고발했다.
 
식량사정에 대해서도 임 씨의 증언은 참담했다. 그는 “식량은 항상 옥수수 알을 떼고 나오는 가루를 배급으로 주고 세대별로 양배추 밭을 떼어주었다”며 “배추 알맹이는 관리소에서 걷어가고 양배추 떡잎만 남은 밭을 받아 그 이파리를 드럼통에 절이면 그것이 식량이었는데 그 떡잎 밭에 온 가족이 거름을 붓는 작업을 하지 못하면 그나마 떡잎 양배추도 없었다”고 전했다.
 
또 “수용소 안에는 큰 식료품 공장이 있었고 돼지 목장도 있었는데 거기서 나오는 것은 모두 관리소로 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체의 자문위원장을 맡은 홍성필 연세대 법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북한은 인권도 정치범수용소도 그 무엇도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북한 완전통제구역을 (국내와 국제사회에) 정확히 소개하는 한편 특히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고문과 학대를 부각해 인권운동에 대한 순수한 부분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앞으로 임경식 씨를 비롯해 14호 완전통제구역에서 출생해 탈북한 신동혁 씨, 북한 보위부 구금시설 출신의 김성진 씨 등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폐해를 직접 경험했던 탈북자 6명을 주요 회원으로 활동을 전개하게 되며, 오는 12월 일본에서의 ‘국제수용소 해체를 위한 국제연대회의’ 참석을 필두로 진상조사, 국제캠페인, 강연회 등의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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