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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북한에 잡혀간 ‘800연안호’ 사건이 장기화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예인 나흘째인 2일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조선인민군 해군 경비함이 7월 30일 동해 우리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한 남측 선박 1척을 나포했다”며 “현재 해당 기관에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연안호에 대해 ‘불법 침입’이란 표현을 쓴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안호 선원(4명)들의 불법성을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억류를 오래 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이조원 중앙대 교수)는 것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의 현대아산 직원 유모(41)씨에 대해서도 “불법 행위를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이날로 126일째 유씨를 억류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만큼 조사가 끝나기 전에 ‘친절하게’ 상황을 설명해줄 것 같지는 않다”며 “문제는 조사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남북은 교신하지 않았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오는 4~5일 강원도 고성·속초 지역을 방문해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려던 2주 전 계획은 “북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통일부 관계자)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통일부는 전했다.
또 북한이 반발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오는 17~27일 열리는 것도 연안호 문제에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훈련이 시작되면 남북관계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기 때문에 17일 전까지 돌아오지 못한다면 억류 장기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 3월 ‘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 때도 3차례나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해 남측 인원들을 사실상 인질로 잡았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이 남한 선박을 억류하면 해군사령부총참모부국방위원회 순으로 보고가 올라간다. 정보 당국자는 “이번 사건도 결국 평양 수뇌부가 결정해야 한다”며 “조사와 내부 논의가 길어질수록 ‘연안호를 개성공단 유씨처럼 대남 압박카드로 쓰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까 걱정된다”고 했다.
2005년과 2006년 NLL을 넘었던 남한 선원들은 모두 만취 상태였고, 남북관계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각각 5일과 18일 만에 풀려났다.
반면 북한이 미·북 대화를 원하는 상황에서 연안호를 오래 붙잡아 놓지는 못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인도적 사안이 확실한데 장난을 친다면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한 비난을 받을 것이란 사실은 북한도 알 것”(국책연구소 연구원)이란 설명이다.
출처: 조선일보 안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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