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강원 거진항을 출항한 어선이 30일 오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 경비정에 의해 장전항으로 예인되기까지 12시간은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30일 해경과 속초수협 어업정보통신국에 따르면 29t급 오징어 채낚기 어선인 '800 연안호'(선장 박광선.54.거진 선적)는 당초 29일 오후 1시30분께 출항해 31일 오후 8시께 거진항으로 복귀하는 2박3일 일정으로 조업에 나섰다.

금수호 등 선박들과 함께 선단을 이룬 연안호는 어로한계선의 먼바다까지 나가 오징어잡이에 한창 열을 올렸다.

하지만, 오징어 성어기라는 소문을 듣고 나선 조업이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늦은 밤이 지나도록 어획량은 신통치 않았다.

다음날인 30일 새벽까지 밤샘 조업을 벌이고도 어획량이 부진했던 연안호는 이날 오전 3시57분께 어업정보통신국과 교신에서 "어획부진으로 귀항하겠다. 함께 조업하던 금수호의 위치는 모르겠다"고 통보했다.

이때 무선교신 내용대로라면 연안호는 이날 오전 7시께 거진항으로 입항할 예정이었다.

연안호는 복귀를 결정한 직후 GPS 고장으로 방향을 잃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날 오전 5시5분께 NLL 북쪽 수역 11.2km까지 올라간 연안호가 종적을 감춘 지 1시간7분 만에 어업정보통신망과의 첫 교신에서 "GPS 고장으로 위치를 모르겠다"고 밝힌 점에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연안호는 오전 6시26분께 "북한 경비정이 배를 붙이고 밧줄을 던지라고 한다"는 내용의 교신을 어업정보통신망에 남긴 채 북한 장전항으로 예인됐다.

연안호와 선단을 이뤄 조업에 나선 금수호 등 다른 선박은 이날 연안호의 나포 소식을 접하고 서둘러 거진항으로 입항했으며, 선원들은 연안호 동료들의 조속한 송환을 간절히 빌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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