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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워싱턴 DC에서 27일부터 이틀간 북한과 이란 핵(核), 기후변화 대책, 무역 갈등 등의 글로벌 이슈를 놓고 전략경제대화(S&ED)에 들어갔다. 중국은 이번 대화에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등이 이끄는 150명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중국이 이제껏 미국에 파견한 최대 규모다. 미국에선 힐러리 클린턴(Clinton)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Geithner) 재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끈다.
◆G2 시대 열리나
원래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2006년 12월 조지 W 부시(Bush) 행정부 때 당시 헨리 폴슨(Paulson) 미 재무장관과 중국의 우이(吳儀) 당시 경제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대화'가 시초다.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는 미국 측 주장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당연히 미국의 공세를 중국이 방어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이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이 두드러지면서, 두 국가(G2)가 각종 글로벌 이슈를 함께 논하는 최고위급 대화로 발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회의 시작을 알리며 "미국과 중국은 21세기를 형성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兩者) 관계"라며, "그러한 현실이 우리의 파트너십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나라는 클린 에너지 창출과 기후변화 대책 마련, 핵무기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에 "북한과 이란의 핵 드라이브를 종식하는 것에 미국과 함께 노력해 달라"며, 두 나라 모두 동아시아의 '핵 군비경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밝혔듯이, 이번 회의에선 ▲북한과 이란 핵개발의 종식 ▲양국 무역 불균형 및 중국의 내수 증진 ▲금융 및 환율 ▲상대국에 대한 투자 ▲기후변화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하지만 환율과 금융에서 양국의 입장 차는 여전히 매우 크다. 다만 '현실적인' 이유 탓에 노골적인 비판은 오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최대 채권국(5월 말 현재 8015억 달러 보유)인 중국은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으로 시장에 돈이 마구 풀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2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중국으로선 달러화 외에 다른 안전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미국 역시 "거대한 재정 적자와 경상 적자를 메우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 중국의 환율을 문제 삼는 것을 포기했다"고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스워 프래세이드(Prasad)는 말했다.
◆북한 문제에선 양국 미묘한 차이
오바마 행정부가 조지 W 부시(Bush) 행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적극 추진 중인 기후변화 문제는 이번 대화의 핵심 의제다.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전체 배출량의 24%)과 미국(21%)은 모두 기후변화 문제에 민감하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중국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제시하고, 오는 12월 개최되는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협정에 중국도 반드시 포함돼 큰 의무를 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은 '선진국 책임론'을 내세우며 반발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이번 회의의 주의제로 포함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분명한 응징 의지를 강조했다. 국무부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 상황에 대한 논의에 사용될 시간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북한의 ▲안보리 결의 이행 의무 ▲6자회담 복귀에선 의견을 같이한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대화에 응할 경우 미국이 보다 융통성 있게 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중 대표 4명은 28일 오후 회담이 끝난 뒤, 백악관 옆의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이번 전략·경제대화의 결과에 대한 폐막 기자회견을 갖는다.
출처: 조선일보 이하원 기자, 김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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